채권형펀드를 구분하고 있는 현행 환매수수료 부과 기준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한국펀드평가는 지난 30년간 채권펀드를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을 기준으로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해 온 관행으로 펀드간 차별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펀드 남발과 이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만 늘고 있다며 이를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제기했다.
따라서 한국펀드평가는 표준약관을 개정, 펀드 듀레이션과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한 채권펀드의 종류를 구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표명했다.
한국펀드평가는 이처럼 채권펀드의 구분 기준을 바꿔야 하는 이유로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을 기준으로 펀드를 구분한 결과 부과 기간이 끝나면 채권펀드의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어 거의 유사한 다른 펀드로 자금이 이동함으로써 기존 펀드는 소규모 펀드로 전락, 펀드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또한 펀드가 지속적인 운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운용능력을 평가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고 무책임한 고수익을 제시하는 신규펀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역선택의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이다.
또 편입채권의 잔존만기를 보더라도 채권유형과 무관하게 잔존만기는 거의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결국 채권장기펀드는 편입채권의 만기가 아니라 단지 환매수수료만 장기로 부과되는 펀드라는 설명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펀드유형에 상관없이 20~30%이상의 1년이내 단기물에 투자함으로써 채권펀드의 수익률을 악화시키고 있고 이는 채권펀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수탁고가 늘지 않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편입채권의 잔존만기를 기준으로 펀드를 구분하는 것은 펀드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운용사의 재량권에 달린 사항이며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국내 채권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경우 6개월 펀드도 장기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준 마련은 국내 현실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대다수는 환매수수료 부과 기준은 시가평가가 실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듀레이션과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한 채권펀드의 구분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