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과제…한미銀 합병시 자산 80兆
신한은행이 지난 7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82년 재일교포들에 의해 자본금 250억의 점포 3개로 시작한 조그마한 은행이 바로 20년전 창립당시의 신한은행이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의 신한은행은 총자산 67조, 자기자본 3조 3855억원, 직원수 4400명, 점포수 341개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대형 우량은행으로 성장했다.
■신한은행의 탄생과 성장
신한은행의 모태는 1977년 재일동포기업인들에 의해 설립된 제일투자금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여건상 민간은행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우선 단기금융회사로 시작한 것이다.
80년대로 들어서자 정부주도의 경제정책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자 금융자율화는 시대적 과업이 되었다. 81년 6월 한일은행 민영화를 필두로 은행민영화와 본격적인 은행경쟁시대로 들어서자 정부도 금융산업 경쟁체제 촉진을 위해 신설은행 설립을 허용하게 됐고, 1982년 7월 7일 드디어 국내 최초의 민간은행인 신한은행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대표이사 회장은 이희건씨, 초대행장은 당시 증권거래소 전무이사로 있던 김세창씨가 맡았으며, 본점은 명동 코스모스 백화점 빌딩에 잠시 있다가 곧 공평빌딩으로 이전했다.
불과 3개 영업점으로 출발한 신한은행이었지만 ‘고객의 가족화’, ‘지역밀착화 운동’ 등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공격영업을 통해 설립 1년반만에 흑자를 시현, 전국규모의 시중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한은행의 승승장구
‘파죽지세’. 신한은행의 발전을 형상화하는 표현으로 이보다 정확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창립이후 10년동안 연평균 성장율 50%라는 은행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설립된지 불과 10년만에 자기자본 1조1500억(92년6월말 현재), 국내외 점포망 123개를 보유한 대형 시중은행으로 도약한 것이다.
80년대 중반이후 신한은행은 기업의 자금조달방식상의 변화를 미리 예감하고 은행경영 전략 초점을 기업중심에서 가계중심으로 변화시키는 이른바 ‘리테일혁명’을 일으켰다. 이러한 신한은행의 전략은 100% 적중해 IMF 금융위기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강한 은행이 되었다.
신한은행은 타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생산성으로도 유명하다. 소수정예화된 직원들의 1인당 영업이익은 여타 은행들의 2배가 넘는다.
또한 신한은행은 94년부터 96년까지 3년연속, 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연속 한국능률협회에서 선정한 고객만족도 1위의 은행으로 선정되었고 2000년 11월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한 ‘한국 서비스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 조사에서도 은행부문 1위를 차지함으로써 명실공히 고객 만족 최우수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한은행은 91년부터 96년까지 은행감독원에서 실시한 은행경영평가에서 6년연속 AA등급을 획득했으며, 국제금융전문지인 ‘유러머니지’의 국내은행 평가에서도 96년, 97년 및 2000년에 국내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됐다.
특히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로부터 시중은행중 투자적격 등급을 최초로 회복하는 등 외형성장과 아울러 질위주의 경영을 펼침으로써 대내외에 최우량은행임을 널리 알리게 됐다. 무디스는 최근 신한은행의 신용 등급을 ‘Baa3’에서 ‘Baa1’으로 상향 조정했다
■종합금융지주회사의 출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민간자율 지주회사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신한은행은 제 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출범식에서 라응찬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주회사 설립은 자회사 간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기존 금융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 자회사의 고객, 채널, 시스템 등의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혀 새로운 금융시스템”이라고 전제한 후 “향후 3년내에 총자산 82조, ROA 1.2%, ROE 21% 의 경영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신한은행의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야심은 최근 구체적 성과로 나타나 BNP 파리바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BNP 파리바그룹 자회사인 세텔렘과 카디프를 통해 각각 소비자금융과 방카슈랑스 부문의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모든 사업영역에 걸쳐 상호간의 역량과 자원의 공유를 통해 기업가치 향상을 추구하는 사업목적 투자(Operational Investment)라는 점에서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이 추진해 온 재무목적 투자(Financial Investment)성격의 해외자본 유치와는 성격이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 21세기 신한의 새로운 도전
‘20살’. 무한히 열려있는 가능성에 가슴이 설레는 그런 나이다.
이인호 행장은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창업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신한은행의 백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것”을 신한가족들에게 역설했다
“신한 지주회사가 21세기 한국 금융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신한은행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회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이 균형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은행이 보유한 선진 시스템과 노하우를 적극 공유해 나가야 한다”고 이행장은 강조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