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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女風’ 강하다

전지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6-02 20:25

텔러·계약직 탈피…본점 실무부서장부터 임원까지

력위주 여성인력 발탁…‘조용한 업무추진형’ 대다수



은행권에 여풍(女風)이 강하다. 영업점의 텔러나 계약직을 탈피, 본점 실무부서에서 ‘제 몫’을 하는 여성뱅커들이 급증하고 있고 유능한 여성인력들이 대거 은행권 신규채용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위주의 인사쇄신을 꾀하고 젊고 활기찬 영업환경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여성인력 발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한미, 하나은행 등 후발은행들이 앞선 편이다.

하지만 여성뱅커 진출 경로가 영업 지점장에 편중돼 있고 부서장 혹은 팀장급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또 일부 은행의 파격인사로 발탁된 여성 뱅커들은 워낙 행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덕에 ‘조용한 업무추진형’이 많다.

은행권 여풍의 진원지는 뭐니뭐니 해도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지난 3월 419개 점포에 대한 지점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31명의 여성지점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국민은행 여성지점장은 총 56명으로 은행권 최대 규모다. 이 같은 파격인사에는 “구성비로 볼 때 전체 지점장의 40%를 여성이 맡는 것이 마땅”하다는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국제업무팀의 조성신 부장도 맹활약중이다. 국민은행 유일의 실무부서진인 조팀장은 기획부, IR팀, 국제업무에 이르기까지 소문난 ‘국제통’. 조팀장은 “재무기획 파트와 4~5년간 IR업무를 한 것이 승진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명동지점의 윤설희 지점장도 마찬가지. 30대 대리급 지점장으로 눈길을 끌고있는 윤지점장은 핀란드 헬싱키 MBA출신으로 87년 입행, 국제 외환쪽에서 주로 일했다. 수신 2700억원대의 중대형 점포에 낙점, 화제가 됐었다.

서울은행 김명옥 부행장도 은행권 여성파워에 한 몫한다. 90년 씨티은행 소비자금융그룹 업무담당 이사, 2000년 서울은행 상무시절부터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다닌 김부행장은 현재 영업지원본부를 이끌고 있다.

김부행장은 “씨티, HSBC등 외국은행의 경우는 여성 임원이 상당수 있지만 국내 은행은 4급이상 책임자급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3822명의 전체직원중 966명이 여직원이며 이중 지점장 3명, 본부팀장 1명이 여성이다. 총 지점장수가 291명임을 감안하면 1%에 불과하다.

지점장을 제외하고 서울은행의 유일한 본부팀장인 신혜란 업무지원팀장은 김부행장이 발탁한 인재로 어음교환, 연체관리, 전화응대 등의 후선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우리은행 리스크관리팀 유미경 차장도 ‘튀는’ 여성 인력. 조흥은행 경제연구소에서 리스크관리 분야를 5년간 연구한 경력을 인정받아 99년 한빛은행 리스크관리팀에 스카우트된 전문인력이다.

은행권 여성파워는 후발은행으로 갈수록 거세다. 하나은행은 정규직원 3700명중 1900명이 여직원이며 총 231명의 지점장중 12명이 여성지점장이다. 한미은행 역시 대리이상의 책임자급 여직원이 102명에 달하고 그중 지점장도 8명이다.

하나은행 인력개발팀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업무에 있어 여성차별이 덜하고 신입행원중에서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소‘보수적’인 조흥은행도 전체 여직원 1649명중에 책임자급 이상과 지점장이 각각 167명, 17명에 달한다. 외환은행의 경우는 수서, 신내동, 강남역, 개포동, 상계동에 부점장 및 부문장이 5명 포진돼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는 고객을 대면하고 금융상담을 주로 담당하는 영업점장에 여성인력이 편중돼있지만 향후에는 실무부서 진출도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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