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채권 투자의 기본틀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올초 한신평을 인수한 무디스는 3년후부터 국제 기준을 적용, 국내 시장을 평가할 예정이어서 국제기준에 따른 신용 등급 부여기준을 지금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따르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이 국내시장에 대해 국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금까지 국내 신평사들의 평가 기준과 괴리가 심해 자칫 채권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기업뿐 아니라 채권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투신사들도 채권형펀드에 대한 국제 신용등급 기준 적용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초 한신평을 인수한 무디스는 세계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해 3년뒤 국제적 기준을 국내에 적용할 경우 채권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S&P도 국내 신평사 인수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국내 기준을 고집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 신평사들이 평가하고 있는 회사채 등급이 이들 외국계 신평사들이 평가할 경우 A등급 채권이라도 BBB등급 또는 BB등급으로 떨어질 우려가 크다는데 있다.
특히 채권형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투신사들은 이 같은 신평사 정보를 입수하는 전문 인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투신사 관계자는 “앞으로 신평사 행보가 채권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국계 신평사들은 신용평가등급 잣대가 엄격해 평가등급 보수화가 우려되며 이는 자칫 시장 불신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 국내에서 투자적격채권도 국제적 기준에서 볼때는 투기등급채권으로 간주돼 정상채권이 부실채권 등급으로 하락할 우려가 크다는 것.
다른 관계자도 “국내 신평사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국제적 신용등급을 반영하는 등 신용등급을 강화하는 작업을 지금부터라도 서두르고 신평사 정보 입수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신평 김선대 상무는 “무디스가 3년뒤 국제적 기준으로 평가를 하더라도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만한 급격한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과 국제 시장은 평가기준이 틀리기 때문에 이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