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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논란에 대한 두 가지 짧은 생각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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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4-24 21:24

[茶洞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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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과잉 및 그에 따른 부실화 우려가 언제부터인가 정책당국 과 금융권 안팎의 이슈로 부각됐다. 부동산 가격하락등 돌발변수 발생시 대형부실화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최근들어 가열되고 있는 금리인상시기 논란 또한 일정부분 그 연장선상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정책당국이 창구지도를 통해 가계대출 억제를 종용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별로 먹혀들고 있지 않는 듯하다.

사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면, 금리인상과 같은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금리인상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파장이 클 경우를 우려한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정책당국내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나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증거로도 해석할 수 있다.

만약, 현재의 경제상황을 회복 단계라기보다는 과열조짐에 가깝다고 규정한다면 금리인상이라는 처방전은 이미 내려졌을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경기변화의 내용이 만족스러운 것이라면, 즉 수출회복세가 뚜렷하다거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어느 정도 발생되는, 그래서 내수위주의 불안정한 경기 회복세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결국, 금리인상을 놓고 머뭇거리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진단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니까 자칫 금리를 올려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여기에,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이런 고난도의 정책적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요인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이 곳 저 곳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최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가계대출증가와 이에 따른 부실화문제가 장기적으로 거시경제정책 운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책이듯이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로 표출되는 가계대출억제에 대한 각종 ‘시그널’들은 ‘말의 효용’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는 의도로 이해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앞서 지적했듯이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시장에는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은행들의 대출행태를 보면 이는 분명하다. 정책당국자들이 총액한도축소등 제도적 핸디캡까지 들먹이고 있지만 은행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겉으로는 가계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느니 하고 있지만 실상은 마지못해 흉내만 내고 있을뿐 가계대출억제에 대한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황은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리스크를 피하면서 가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금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를 두고 은행들을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시장은 정직하고 은행은 이 정직한 시장의 논리속에서 이익극대화를 추구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은행들은 가계대출수요가 있으니까 자신들의 자금운용패턴에 변화를 가하기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은행들의 자금운용 행태가 아니라 정책당국자들의 시장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시의적절한 정책적 대안제시라고 본다.

만약, 가계대출이 정말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거시경제정책수단을 활용에 이를 제어하는 것이 마땅한 순서라고 본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르러 우리가 과거에 흔히 들었던 ‘정책실기’라는 말을 또다시 되뇌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함께, 가계대출증가가 IMF구조조정이후 금융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형성된 새로운 시장질서가 아닌가하는 점에 대해서도 함께 냉정히 되짚어 봐야할 것이다. 전체금융기관 여신중 가계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선진국수준보다 낮다는 통계가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약 그렇다면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는 것이다.

사실, 금리조정과 같은 정책수단은 각종 거시경제지표들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면밀한 검토를 거쳐 결정돼야하는 만큼 경제에 대한 식견이 짧은 필자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속된 말로 ‘공자앞에서 문자 쓰는’ 격일 수도 있겠으나, 가계대출문제가 그토록 심각하다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관점은 다소 다르지만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은행경영진의 상황인식에 관한 것이다. 주택과 국민은행의 합병으로 우리나라도 자산규모가 무려 1백80조에 달하는 매머드급 은행을 보유하게 됐다.

그런데, 국민은행 탄생은 구조조정차원에서 이루어진 여느 은행들의 합병과는 그 근본 취지부터가 다르다. 손바닥만한 국내시장에서 소매금융의 맹주가 되라고 합병을 한 것은 결코 아니다. 글로벌 경쟁체제하에서 국제경쟁력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우위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어렵사리 이뤄진 우량은행간 합병이다.

그런데, 그렇게 출범한 국민은행이 지금 국제경쟁력확보를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구심이 든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눈에는 만족스럽지가 않다.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관심도는 차치하더라도 대금업에 진출하려니 눈치가 보여 그 대안으로 대금업체에 대출하는 차선책을 선택했고, 최근 들어서는 가계대출시장을 겨냥한 고금리상품을 준비중이라고 하지 않는가.

시장은 정직하기에 정직한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정책적 판단의 타이밍에 대해서,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은행 사령탑의 경영감각이 균형을 잃을까 우려하는 것은 기우일까.

<이 양 우 편집국장>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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