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설수들이 매각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생명이 구설수에 오르게 된 첫 번째 사건은 지난주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로 밝혀진 횡령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지난해 감사가 진행 되던 중 공공연히 터져 나온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보험모집인 안모씨가 가짜 설계사에게 보험수당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31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를 당했다는 것.
또 대한생명 김모 차장 등 전·현직 직원 4명이 직원 퇴직금 10억7000만원, 장모 과장이 변호사 수임료 2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검찰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모씨가 대한생명 고위관계자의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과연 이 돈이 개인적인 횡령인지 임직원들의 로비 자금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대한생명 이강환 회장의 고향인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의 연계설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광주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을 지낸 이강환 회장의 인맥과 서울대 동문들과의 로비설이 바로 그것.
이강환 회장은 올 초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종남 감사원장을 찾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갖는지에 의문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이강환 회장이 現 신승남 검찰총장의 대학 후배라는 점, 재경 광주 인맥의 대부라는 점이 더해 지면서 정계 로비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한생명 22개 자회사 중 매각이나 청산, 파산 절차를 거친 계열사 중 13개 매각사가 모두 광주에 연고지가 있는 회사에 매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계열사 매각작업을 주도한 산경M&A라는 회사가 호남출신기업으로 주관사를 맡아 이강환 회장의 연고지인 호남권 기업에 대한생명 계열사들을 몰아주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8개 계열사는 호남 기업에 넘어갔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생명 한 고위 관계자는 “21개 중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 회사 13개 중 신동아 건설과 광주프린스 호텔이 지역 관계자에 매각 됐을 뿐 나머지는 타 지역 회사들이 매입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최근 난무하는 이러한 구설수들은 대한생명 매각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세력의 음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실사를 진행중인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도 “최근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대한생명에 관한 여러가지 구설수는 이미 감지 됐었던 것”이라며 “대한생명 매각도 이러한 사실을 염두해 두고 진행되고 있어 매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