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등급 상향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 신용평가기관이 기업의 등급 상향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는 삼성증권의 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놓고 신용평가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본지 7월 16일 7면 참조>
신용평가업계는 신용평가라는게 여러 평가모델과 시장변수를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인데 특정이익 집단에서 내놓은 의견을 절대선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보고서를 작성한 삼성증권 장영규 채권투자분석팀장은 신용등급 상향추세는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보고서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의 경우 올 1분기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국내 신용평가사의 경우는 상향조정이 하향조정보다 2~3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정보통신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IT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져 IT버블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며 “국내 IT기업의 신용평가가 미미한 와중에 이를 국내와 비교해 등급쇼핑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국내 기업들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급락했던 평가등급이 점차 상향되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이 경기전망에 대한 불투명으로 차입금 감소와 투자 자제를 통해 기업에 대한 리스크가 그만큼 감소됐고, 이는 바로 등급의 상향조정이나 현상유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즉 경기는 침체하고 있지만 기업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좋아지는 기업들이 많아 신용등급을 올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신평사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발표할 때 외국업체인 무디스사와 S&P, 피치사가 등급을 평정한 국내기업의 등급을 보면 대부분 국내 신용평가사처럼 상향조정하거나 현행유지를 하고 있다”며 “삼성증권은 외국기업들의 등급하향과 국내기업들의 등급상향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동일한 국내기업에 대해 외국평가기관과 국내 평가기관의 등급조정 여부를 비교해서 국내 신평사들의 등급쇼핑 유무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영규 삼성증권 채권투자분석팀장은 “지난해 기업구조조정으로 경영성과가 양호했고, 차입금 규모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신용등급 상향 추세가 과도하다”며 “외국계 평가사의 평가를 받는 기관이 금융기관외에 삼성전자 한전 포철등 10여개뿐이어서서 국내 평가기관들과 평가대상을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증권 보고서라는게 기관입장에서 내놓은 보고서로 투자기관들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낮게 나올수록 유리하고 발행기관이나 정부입장에서는 등급이 오르기를 바라는 입장이 상충된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