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등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리볼빙 카드 제도를 국내에 도입해야 한다며 국내 카드사 및 금융기관들은 리볼빙 카드에 대한 환상을 키워 왔었다. 그러나 막상 리볼빙 카드 국내 도입이 허용된 이후 현재 리볼빙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외환카드와 신한은행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들 조차도 검증된 우량고객을 대상으로만 실시하고 있어 본격적인 리볼빙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만 리볼빙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리볼빙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리볼빙카드 발급에 소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은 리볼빙을 도입하기위한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은행의 경우 수신기능이 있어 리볼빙을 도입해도 문제가 없지만 회사채 발행등을 통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차입해야 하는 전문계 카드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이 붕괴돼 3년만기 회사채 발행은 아예 되지않고 있어 카드사들이 자금의 유동성면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리볼빙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또 국내 회원들의 경우 이미 할부체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굳이 리볼빙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외에 리볼빙을 실시하기위한 신용관리능력의 부재도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신용관리 능력이 없을 경우 리볼빙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도 최근 은행계 카드사에도 리볼빙카드가 허용됐지만 일본 은행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외국계 카드사들만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고객들에게 익숙한 할부상품과 리볼빙상품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미흡한데다, 일본인들은 은행창구에서 개인대출이나 리볼빙 신청을 꺼리는 반면 현금서비스의 이용을 선호하는등 문화적인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신용카드 포트폴리오중 리볼빙 크레딧은 5~10%에 불과한 상황이다.
반면 AIC, GE캐피탈, 아멕스, 씨티뱅크등은 앞선 마케팅 전략으로 리볼빙상품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있어 일본 카드사와 대조를 보이고 있어, 새롭게 활성화되는 리볼빙 시장에서는 외국계 카드사들이 선도적인 지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점을 감안할 때 국내 리볼빙 카드시장도 국내 카드사들은 구색맞추기식으로 대상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해 폭넓은 확산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외국계 카드사들이 선도적인 지위를 점할 수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카드사의 관계자는 "직불이나 선불카드등이 미국등 유럽쪽에서는 성공했지만 국내에서는 실패한 것을 감안할 때 리볼빙카드도 결국은 동양과 서양간의 문화적제약을 뛰어넘어 활성화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리볼빙 카드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정룡 기자 jr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