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윤병철 우리금융지주사 회장은 틈만 나면 “우리금융지주회사 대신 우리금융그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자회사는 종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 관계회사라는 용어를 반드시 사용하라”고 우리금융지주사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지주사가 자회사의 경영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회사 직원들에게 업무협조를 구하는 것조차 부담스런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편입에 따른 직원들의 반감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실무적인 작업 진행은 물론 일상적인 업무에 있어서도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회사 대신 우리금융그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우리금융그룹은 관계회사를 아우르는 종합 그룹의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목적이지만 ‘지주회사’와 ‘자회사’라는 명칭은 종속의 의미가 강해 자회사 직원들의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금융지주사 관계자들은 우리금융그룹을 바라보는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과 자회사 직원들의 거부감 때문에 자회사로부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업무협조를 유도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외부에서는 앞으로 우리금융지주회사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본격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도 전에 성과물을 재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한빛은행 등 자회사 직원들은 여전히 우리금융그룹에 등을 돌린 채 공동으로 진행해야 할 업무에 대해서조차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회사는 팀별로 100일 동안 실천해 성과물을 얻어낼 수 있는 업무방안을 수립해 놓았지만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필요한 전담팀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금융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마치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에 대해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금융 사람들이 자회사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