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투신업계에서 독보적인 펀드매니저로 각광받던 월드에셋의 서임규 상무가 새턴 투자자문 사장으로 취임했고 박종규 LG투신운용 상무 또한 메리츠 투자자문을 설립하는 등 유명 펀드매니저의 투신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 김영수 김석규 씨 등도 투신업계를 떠나 투자자문사에 새로운 둥지를 트는 등 신설사만 5~6개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문사들이 투신 매니저들의 이동으로 기존 자문 펀드의 폐쇄성을 탈피하고 펀드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들 자문사 펀드는 맞춤형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를 100%반영시켜야 하지만 펀드에서 종목당 투자제한이 없고 운용상 제약 요인이 적어 운용하기가 한층 수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운용 인력의 부족으로 기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채권, 파생상품 등의 분야는 소화를 하지 못하고 있어 현재는 주식형 펀드만 주력하고 있다.
새턴 서임규 대표는 “자문 수수료가 펀드 총자산의 1%였던 것이 현재는 0.7%로 인하되는 추세여서 아직까지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는 자문사가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국민연금, 정통부 등 기관들이 내부 규정을 고쳐 자문사에게도 펀드관리를 위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문사들의 경우 펀드운용규모가 최소 500~700억원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박종규 대표 또한 “투신에서 유명한 펀드매니저들이 자문사로 속속 입성하고 있어 펀드의 경쟁력과 투명성이 높아지는 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같은 펀드의 투명성을 위해 사무수탁사에 펀드 회계업무를 맡기는 등 투신운용사와 같이 펀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문사 사장단 모임에서도 최근 펀드의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회계업무의 아웃소싱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대두돼 자문사들의 펀드 운용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펀드매니저들의 자문사로의 이동 급증 추세는 투신사와 달리 운용상 제약이 별로 없고 투자 제한도 없어 운용하기가 수월할 뿐만 아니라 소신껏 운용할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 투자자문의 박종규 대표는 “운용사에 있을때는 매니저의 심리적 압박과 업무 부담의 증가로 사실상 운용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으면서 “판매사의 입김이 워낙 강해 운용을 소신껏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펀드매니저가 아닌 일종의 ‘딜러’역할만을 수행했다는 지적이다. 이들 유명 매니저가 자문사에 대거 진출하면서 생긴 중요한 변화는 기존 자문사와 달리 이들 신설자문사는 정통자문사를 지향하면서 운용 능력이 이미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기관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