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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칼라일 한미銀 경영진 개편 ‘승부수’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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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3-18 22:59

40대 행장영입등 ‘경영개혁’ 후 합병.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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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고참 부장도 대대적 ‘물갈이’ 예상

행내선 “조직안정등 위해 申행장 역할 중요”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미국 칼라일그룹이 새로운 은행장을 물색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계에서는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구도의 혁신을 도모하려는 칼라일의 의도와 신동혁행장 퇴진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외부에서는 칼라일이 대주주로서 한미은행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단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인 반면 내부에서는 오로지 이익 추구에만 혈안이 된 초국적 자본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반감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경영구도의 개편 방안은 칼라일과 한미은행 내부 혁신세력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되는등 내부 갈등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경영지배 구조의 선진화 차원에서 신동혁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게 하고 40대의 젊고 개혁적인 인물을 은행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 밝히고 있다.

칼라일은 지난해 한미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에 대해 신뢰감을 가지고 있으며 직접적인 경영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그랬던 칼라일이 지난해 고정이하 여신에 대해 88.5%에 달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올 연말에는 최소한 3500억원 이상의 순익이 보장된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경영진 구도를 바꾸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한미은행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은행장 퇴진을 비롯한 경영진 구도의 변화는 단순히 선진 경영구도의 도입이라는 차원을 넘어 합병이나 지분매각 등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의도가 강하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칼라일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회장은 당분간 다른 은행과의 합병이나 지분매각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는 있지만 금융계의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신행장의 퇴진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그룹은 누구인가. 행내에서는 구체적인 실명이 거론되며 갖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그중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신행장 퇴진을 위해 일부 혁신적인 인사가 칼라일과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했고 이들 인사들이 향후 주요 보직을 보장 받았다는 설이다. 한미은행 한 관계자는 “새로 영입되는 행장이 임기를 맡으면서 은행 가치를 높인 이후 행내에서 차기 은행장을 선임한다는 계획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새로운 선진 경영구도를 조기에 도입해 정착시키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은행과 전혀 관계가 없는 외부의 혁신적이고 참신한 인사를 영입해 부담없이 대대적인 경영진 물갈이 작업을 진행하고 은행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행내에서 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칼라일 그룹이 한미은행을 철저하게 투자대상으로 설정하고 단기간에 걸쳐 주가를 높이는 등 시장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혁명에 가까운 경영진의 교체가 필요했고 이러한 생각에 칼라일과 일부 젊은 간부들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는 추론이다.

내부 반발은 받겠지만 칼라일의 의도대로 신동혁 행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퇴진하면 현 임원진과 부장들 가운데 고참들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그룹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경영 구도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놓고 헤드헌터를 통해 행장 물색작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칼라일그룹은 시장 친화적인 인물로 은행장을 선임해 주가를 높이고 내년 이후 합병 등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칼라일 김병주회장 입장에서는 기껏 3년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인물로 경영진을 교체하고 합병 등을 추진함으로써 투자이익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칼라일그룹은 이와 관련 현재까지 씨티은행의 하영구대표등 2~3명의 행장 후보를 물색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병주 회장은 이와 관련 하영구씨 정도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구도로 새로운 행장이 선임된다면 현재의 임원들과 고참 부장들의 연쇄 퇴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0대 행장의 선임은 단순히 젊고 혁신적인 CEO의 영입이라는 의미 외에 은행 경영 자체를 개혁한다는 의도로,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젊은 인사의 발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금융계에서는 한미은행장의 급작스런 교체 움직임에 대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않는 미국식 경영이 국내에서도 가시화되고 있고 이는 국내 다른 은행들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같은 미국식 경영이 성공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한편 신행장의 퇴진과 관련 행내에서는 나름대로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금융계에서는 신행장이 칼라일의 외자유치를 성사시키는 등 성공적인 경영을 해왔지만 결국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지만 한미은행 내부에서는 앞으로 신행장의 역할과 비중이 지금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칼라일이 외부에서 행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은행 내부의 반발을 무마하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신행장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행내의 반발세력을 무마시키고 행장의 지도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직위는 이사회의장이지만 행장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외견상으로는 신행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밀려나는 형국이지만 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리를 잠시 비켜줬다는 해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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