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은행과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은 15일 롯데호텔에서 외자유치 서명식을 가졌다. 이날 서명식에서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빠른 시일내에 새로운 대주주인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과 논의를 거친 뒤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행장은 “DR발행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새로운 대주주들과 합병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 빠른 시간내에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행장은 한미은행이 하나은행에 흡수합병되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자본납입금을 비교해 봐도 흡수합병이 될 가능성은 없다”며 “흡수합병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칼라일 그룹도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병주 칼라일그룹 아시아지역 회장은 “은행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은행과의 합병은 실사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조만간 발표할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대해 한미은행과 상당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하나은행과의 합병후 다른 제3의 은행과 합병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성사시킨 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각할 일”이라고 말해 전면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편 한미은행은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으로부터의 증자대금 납입이 완료됨에 따라 자기자본 확충과 BIS비율 제고 등 선진금융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확고히 마련했다.
임석정 JP모건 서울지점장은 “한미은행에 도입될 선진금융기법은 우선 리스크 관리분야와 인포메이션 시스템 부문”이라며 “한미은행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도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미은행은 이번 외자유치를 계기로 중소기업금융과 개인금융, 프라이빗뱅킹, 그리고 신용카드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측도 연말까지 부실을 모두 털어버리고 내년부터는 중소기업 금융 등 한미은행이 강점인 영업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고수익을 창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