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경부에서 이와 관련된 시행령을 준비중이지만 법적 절차가 복잡해 단시일내에 허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달말로 준비기간을 맞춘 증권사들은 FP선발, 교육, 시스템투자 등 초기투자비에 대한 비용만 추가로 들어가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의 허용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다 랩을 운용할 운용사들의 준비와 경험이 부족해 그동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추진하던 랩어카운트업무에서 서서히 손을 떼고 수익증권 신상품에 대한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랩어카운트에 매력을 상실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자체가 아직은 랩을 소화할 만한 여건이 안되고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잦은 변동으로 고객이 돈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운용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는 판매사들이 운용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펀드에 대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어서 판매사들을 무척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또 지금 허용되는 뮤추얼펀드랩은 자산배분을 중심으로 섹타 펀드별로 운용돼야 하는데 운용사들이 이러한 준비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설사 랩이 허용되더라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랩어카운트가 정착되기도 전에 사이버증권사를 중심으로 디스카운트 랩이 활성화될 움직임마저 보여 기존 증권사들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디스카운트랩은 랩어카운트라기 보다는 기존 수수료 체계의 변경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디스카운트랩은 매매회전율이 높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정 범위내에서만 사이버 매매회전율에 대한 수수료를 받고 그 이상은 무한정으로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이버 증권사들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수수료율을 현재 사이버 수수료율 보다 더 낮은 파격적인 수준으로 인하할 경우 기존 증권사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회전율 거래에 대한 제약과 감독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또다른 수수료 체계를 유발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수수료에 대한 할인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