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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봉회장(대신그룹)-최현만사장(E미래에셋증권) 묘한 인연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08 09:40

전남대 선후배에서 경쟁사 CEO로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 저작권 침해를 놓고 최근 맞고소 사태로 접어든 대신그룹 양재봉 회장과 미래에셋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사장의 관계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측 실무진 사이에서는 시스템 도용 여부를 놓고 절묘한 논리가 오고가지만 정작 사건을 대하는 CEO들은 이들과 다른 시각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먼저 양회장과 최사장의 관계는 황산벌의 백제노장 계백과 신라장수 김유신에 비유된다. 나이로 봐서도 그렇고, 금융계에서 대부로 통하는 양회장과 신생증권사를 경영하는 최회장의 위치를 봐서도 그렇다.

게다가 최사장은 61년 전남 강진 출생으로 광주고와 전남대 정외과를 졸업했고, 양회장은 25년 전남 나주 출생으로 목포상고와 전남대 상대를 나와, 남도출신에 대학 선후배 관계이면서 경쟁증권사 CEO를 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상이한 경력으로 증권사 CEO에 오른 두 사람의 배경도 관심이다. 최사장은 89년 동원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때부터 최사장은 경영자 수업보다는 전문 펀드매니저 과정을 밟아왔다. 경영의 능력을 인정받은 때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이사를 맡으면서부터.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사장과 더불어 미래에셋을 일약 동종업계 1위로 도약시킨 경력이 있다.

이에 반해 양회장은 증권 전문가라기 보다는 경영과 사업 수완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경우다. 44년 조선은행 입사를 출발로 73년 대한투금을 설립한 데 이어 75년 대신증권을 창업, 대신그룹을 금융전문회사로 키워낸 한국 금융업계의 산증인이다.

그러나 이들의 인연은 대신측이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 저작권 침해로 미래에셋을 고소하면서 뒤틀리기 시작했다. 양측 실무진 사이에서 험한 소리가 오고갔고, 당시 양회장의 분노 또한 대단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양사의 골은 깊어졌고 심각한 법정 투쟁으로 번질 위험에 처하게 됐다.

당사자들은 부인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관계 복원을 먼저 시도한 것은 최사장이었다. 이 관계자는 최사장이 양회장을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결국 양측 모두 고소를 취하하며 사건을 일단락 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귀뜸했다.

그러나 진짜 인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게 업계의 평이다. 신생 증권사지만 사이버거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신증권의 앞길에 국내 뮤추얼펀드 시장을 석권한 바 있는 미래에셋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양회장에게도 미래에셋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의 능력이 과거 자신의 초창기처럼 잠재력이 무한한 경쟁자로 각인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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