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통합을 위한 통합중앙회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작업을 준비해온 농협측은 내년 초까지 전체 전산통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축협측과 업무협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통합실무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축협측과의 상당한 진통도 예상되고 있다.
농협은 농림부와 함께 나름대로의 통합 시나리오를 이미 마련했다. 애초 올 7월 통합중앙회 출범과 함께 전산통합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올해 말까지 중앙회, 내년 1월까지 회원조합의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측은 호스트시스템으로 농협이 유니시스 기종을, 축협이 IBM기종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일단 농협시스템으로 흡수통합 방식을 취할 계획이다. 서버와 자동화기기등은 재사용이 가능한 반면 지점 단말기의 경우 호환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축협측은 농협이 통합 시나리오를 만들었지만 아직 축협시스템에 대한 파악이 부족해 업무협의를 통해 시나리오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합헌결정이 내려진 만큼 통합작업에는 최대한 협조를 하겠지만 통합방식에는 축협의 입장도 최대한 고려돼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통합을 위한 컨설팅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통합을 마무리하려는 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기종 호스트간의 통합임은 물론 지금까지 전혀 업무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6개월의 기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또한 은행권에서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활발한 만큼 통합과 함께 향후 정보시스템의 모델을 반영하는 발전적인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정대로 통합중앙회는 내달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중앙회가 출범하더라도 전산시스템의 분리운영은 불가피하게 됐다. 농협측이 올해말까지 통합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일정으로 보인다.
실제 통합협상에 착수할 경우 통합방식에 대한 상당한 이견이 예상됨에 따라 합헌결정에도 불구하고 전산통합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합작업이 지연될 경우 고객들의 이탈이 늘어남은 물론 통합중앙회의 위상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