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월말까지 해외매각을 완료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계속 원점을 맴돌면서 주채권 은행도 제일은행에서 조흥은행을 비롯, 9개의 은행으로 지분이 넘어간 상태이다.
이들 은행은 대우증권 전체 지분의 32.5%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 정부가 이들 은행의 지분매각을 허용하기로 하고 경영진 교체까지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비추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 대우증권 단독 매각이 아닌 서울투신과의 연계매각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대우증권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우증권측은 정부가 서울투신과 연계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그 진위를 알아보느라 애썼지만 아직 명확한 정부의 의도를 알아내지는 못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서울투신과 연계해 매각한다는 것은 곧 대우가 서울투신을 인수하라는 의미인데 현재 서울투신의 부실이 업계에 알려진 콜자금 1조2천억 외에도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 판매액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대주주인 9개 은행의 대우증권 지분 매각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대우증권을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어 정부가 추가 출자를 통해 경영에 직접적인 간여를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영진 교체든 매각이든 이는 대주주가 결정할 사항이지 정부가 간여할 사항은 아니라는 것. 게다가 대우증권의 해외매각이 꼬이는 이유도 정부가 생각하는 매각 가격과 인수 업체의 인수 가격간의 갭이 너무 차이가 나 제대로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다.
여기에 서울투신 클린화 작업도 거의 이루어진 것이 없어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영업을 하는데는 별 무리는 없으나 대주주 구성 문제와 서울투신의 문제를 연계해서는 도저히 자체 감당 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대우증권 직원들은 정부가 확실한 방침을 정해 해외매각을 서두르는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해외업체에 매각되는게 대우증권으로서도 선진금융기법을 배울수 있고 해외업체가 인수한 국내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대우증권의 저력으로 볼 때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서울투신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콜자금외에도 수익증권에 대해서도 이를 대우채 손실 수익증권으로 간주, 환매를 해주고 클린화 작업을 통해 부채를 해결한 후 대우증권 매각 작업에 속도를 높여야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