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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탠더드` 못지키면 `미아(迷兒)` 전락

이진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1-17 16:13

[새 천년 금융업의 5大 키워드] 세계 단일 금융권

IMF관리체제 2년여를 보내고 새천년을 맞은 지금, 국내 금융산업은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고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국가나 국경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되어 가고 있고, 투자자들의 투자패턴도 이미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의 경제질서를 좌우하고 있는 선진국가들과 거대자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제도나 규칙들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 다른 국가의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에게 이를 준수하도록 ‘시장’이라는 이름을 빌어 압력을 가하고 있다. 결국 국내 금융기관들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키지 못하면, 더 나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모르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외톨박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혹독한 대가를 치루며 깨닫게 됐고, 시장의 요구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선택된 금융기관은 자본을 지속적으로 조달하고 고객을 유치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은 자본조달은 커녕 현상유지조차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투자자들이 앞다퉈 선택할 만큼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내지 못하면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세계경제의 글로벌화가 급속 진행되면서 금융부문도 사실상의 ‘1국체제’로 바뀌어 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거역하는 금융기관은 생존이 어렵다. 국경을 초월한 금융기관간 경쟁은 물론 합병이나 제휴의 바람이 일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배경을 깔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또 다른 축은 금융의 디지털화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첨단 정보기술이 금융업에 접목되면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미래의 금융환경들이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국경없는 사이버공간에서는 국내에만 적용되는 각종 규제는 의미가 없고, 글로벌 스탠더드만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신한경제연구소가 예측한 ‘21세기 금융업’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공간과 현실공간 모두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관만이 살아 남으면서 방대한 지점망과 고객과의 독점적인 관계만을 근거로 시장을 장악해 온 기존 금융기관, 특히 은행의 입지가 극도로 약화되는 반면 금융서비스업계로 속속 진출하고 있는 소매업자, 제조업자, 컴퓨터 소프트웨어회사등의 시장장악이 두드러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금융시장의 글로벌화는 지구촌의 거센 인수합병 바람도 이끌어내고 있다. 단일 금융시장이 탄생한 유럽과, 금융위기의 고초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제 금융시장을 주름잡는 미국 모두 이같은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한세기를 풍미했던 거대 금융기관이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지는가 하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경쟁 금융기관들간 ‘적과의 동침’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요구하는 일정규모를 갖추지 않고서는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며 “덩치 큰 금융기관만이 시장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달라진 세계 금융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 금융기관 경영의 새 패턴은 주주가치의 향상과 투명성 확보에 달려 있다. 공정한 시장경쟁을 통해 고객에 만족을 주는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해야 한다. 부실채권 발생을 최소화하고,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선진국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내부역량 강화와 뒤쳐지는 경쟁력의 보완을 위해서는 외국금융기관이나 타금융권과의 전략적 제휴나 자본합작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최강자간의 연합을 통해 대형화를 꾀하고 ‘공동 네트워크’를 형성해 시장을 주도 내지는 확대해 가고 있다는 점을 의미심장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진우 기자 rai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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