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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21 11:08

해외투자가 투신사 부실 은행전가에 불안감

성공적인 DR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외환은행이 5일 최종 프라이싱 결과 해외 투자가들의 액면가 이상 오퍼금액이 채 5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발행을 무기한 연기함으로써 금융권에 충격을 주고있다.

물론 DR발행에 실패했다 해서 외환은행이 부실은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외환은행은 미래상환능력에 따라 자산건전성을 재분류, 충당금을 1백% 적립하더라도 연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9.35%나 된다. 한국중공업 매각이 성사되거나 자산감축에 나서면 BIS비율은 10%를 넘는다.

그럼에도 외환은행의 DR발행 실패가 가져다주는 충격은 적지않다. 금감위는 시장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달리 방법이 있었겠냐고 말하면서도 내심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흥은행 한미은행 대구은행등 DR발행을 추진중인 은행들 입장에서는 외환은행의 이번 DR발행 실패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외환은행 내부적으로는 국제업무에 관한한 선도은행이라는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말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이 DR발행에 실패한 것은 외환은행 스스로도 밝혔듯이 무엇보다 국내외 증시, 경제여건등 펀드멘탈이 최악의 상황으로 계속 악화된데 기인하고 있다. 외환은행 주식종가는 지난 5일 5천2백60원으로 7월1일 대비 19%, 로드쇼를 시작한 9월 14일에 비해서는 15% 떨어졌다. 한빛은행, 현대자동차 등이 20% 전후의 할인률을 적용, 어렵게 DR을 발행했음을 감안하면 액면가 미만 프라이싱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외환은행 주가가 5천원을 약간 상회하는 현실에서는 누가 나섰더라도 발행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은행 주가가 6천원 수준만 유지했다면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가하락에 그치지 않고 미국 금리상승, 엔고, 아시아 DR의 가격 부진등 악재가 잇달았다.

한편 이번 외환은행 DR발행 과정에서는 기존 대우문제와 함께 투신사 문제가 새로운 악재로 등장,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앞으로 다른 은행들의 DR발행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달으고 있다.

대우문제와 관련 해외투자가들은 워커아웃 추진 등에도 불구 향후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또 외환은행이 대우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30% 적립키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일부에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대우여신의 적정 충당금 규모가 얼마냐는 점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했다는 것.

대우문제 이상으로 핫이슈로 등장한 투신사 부실문제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투신 부실이 은행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해외투자가들은 투신문제로 야기된 고금리를 해소하기 위해 20조원의 채권안정기금중 18조원을 은행권이 부담하고 나선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채권기금에 대한 출자가 정부 의지에 따라 추진된 점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 여기에서 한 발 나아가 투신부실을 은행권으로 이관하고 공적자금을 투입, 투신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정부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자칫 감자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또 외환은행처럼 투신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은행의 경우 향후 자회사 부실이 모회사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거시변수 외에 당초 3억달러를 책임지고 인수하려했던 코메르츠은행이 우리정부의 코메르츠 1대주주 부상에 대한 우려와 시장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인수액을 1억달러로 감축한 것도 최소 5억달러 DR발행 마저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20% 전후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발행된 한빛은행과 현대자동차 주가가 DR발행후 큰 폭으로 하락, 한국물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이미지가 악화된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외환은행은 앞으로 증시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DR발행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에 따라 자본확충이 당분간 어렵다는 전제하에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부실여신 감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저수익성의 위험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함으로써 BIS 비율 방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이와 관련 이미 종합기획부등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외환은행 DR발행 추진 과정에서는 내부적으로 일부 갈등 요소들이 드러남으로써 전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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