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김승유 행장과 한국종금 김인주 사장이 지분인수와 관련한 ‘빅딜’을 진행하면서 새삼 와닿는 말이다.
최근 대우그룹이 보유한 한국종금의 지분을 하나은행이 눈독을 들이면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의 첫 대면은 지난 72년으로 돌아간다. 김 사장이 사회 초년병으로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증권부에 입사하면서. 당시 김 행장은 한일은행을 관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남가주대학교(USC)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다시 귀국해 한국투금 증권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 때 김행장과 고민했던 금융시장에 대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메커니즘, 증권업무에 대한 많은 노하우들이 금융인으로 평생을 살아오는 데 튼튼한 밑거름이 됐습니다”
김인주 사장은 김승유 행장이 모든 부하직원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상사라고 평가한다.
70년대 초 직원수가 채 1백명에도 못미쳤던 한국투금이었기에 같이 근무했던 두 사람은 심지어 집안의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까지 파악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 후 3년반을 같이 몸담았던 김사장이 국내 최초의 종합금융회사인 한국종금의 창립멤버로 자리를 뜨면서 엇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그러나 둘 사이의 긴말한 친분과 유대는 이후에도 계속된다. 지난 3월에는 ‘기업지배방식에 대한 교과서’를 만드는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 위원으로 만나 다시 힘을 모았다.
경기고 선후배간이기도 한 그들은 한 회사의 창립멤버로 들어가 그 회사의 최고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가 보유한 17.5%의 한국종금 지분에 대해 인수를 추진중인 하나은행은 현재 한국종금의 또다른 대주주인 美 보스톤 은행과의 경영권에 대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물론 최종 협상결과에 따라 하나은행과 한국종금의 ‘조우’는 결정되겠지만 ‘만난 사람은 다시 헤이지고, 헤어졌다가는 다시 만난다’는 불교적 진리는 김행장과 김사장의 사이에도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