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계열사에 편입된 채권탓에 환매를 못하는 고객을 위한 국민금고의 ‘대우 수익증권담보대출’이 금융가의 화제다. 대우계열 12개사의 워크아웃 진행이 아직 미궁이고 환매도 금지돼 금융권 문전에서 ‘퇴짜’를 맞는 대우관련 수익증권을 ‘역공략’한 그야말로 틈새시장 발굴이기 때문.
대강의 대출 구조는 이렇다. MMF까지 묶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주 대상이며 오는 11월11일까지의 환매비율이 50%인 점을 감안해 환매비율 내에서 대출을 해 준다. 물론 대상 수익증권에 대한 질권설정은 필수다. 세부적인 대출비율은 대우채권 편입비율을 고려해 금고에서 정한다. 대출금리는 실세금리와 연동하는데, 평균 12% 정도의 저리라는 게 국민금고측의 설명이다. 고객이 필요한 곳에 대출받은 돈을 쓰고 갚을 때는 현 수익증권을 처분해도 50%는 건질 수 있으므로 채권변제에도 이상이 없다. 리스크가 거의 없는 틈새시장인 셈이다.
국민금고는 오는 11월11일부터는 이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매비율이 80%까지 늘어나는 만큼 대출비율도 70%선까지는 가능해 지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필요한 때에 더 많은 금액을 쓸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리스크는 거의 없다.
타 금융권에서 ‘미운 털’이 박힌 대우관련 수익증권이 국민금고에게는 그야말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고업계 내부적으로도 국민금고의 ‘대우 수익증권 담보대출’ 벤치마킹에 나설 움직임이다. 동부금고는 이미 영업추진팀에서 틈새공략 차원에서 검토를 했다가 보류했었지만 재검토에 나섰다. 동부금고 관계자는 “환매비율 내에서만 대출을 하고 정부보장만 확실하다면 리스크는 제로”라고 말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회피만이 능사가 아니다. 과감한 ‘역전략’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어 낸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