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부채처리과정에서 이건희회장의 소유주식 4백만주를 은행부채 탕감용으로 내놓으면서 비롯된 상장시 적정주가가 관심사로 부각된가운데 삼성생명은 최근 정부의 생보사 기업공개방안이 예상외로 불리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의 보험사 전문평가기관인 M&R사에 자산가치평가 작업에 돌입했다. 자신들이 주장한 70만원이 객관적인지를 다시한번 국제적으로 공인받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자산가치평가의뢰가 아니라 적정가치평가를 토대로 비상장주식의 일부를 해외에 매각하는 작업을 동시에 추진중이라는 사실이다.
삼성생명의 비상장주식 해외매각추진은 금감위의 `못마땅한` 기업공개방안에 대한 대응책차원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사실 삼성, 교보등 기업공개대상생보사들과 금감위는 상장문제를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끊임없이 해왔다. 논란의 핵심은 상장에 따른 시세차익 배분문제.
삼성을 비롯한 생보사들은 생보사가 엄연히 주식회사인 만큼 상장시 발생하는 시세차익은 당연히 주주몫이라는 입장인데 반해 금감위는 3자공영의 원칙과 국민적 정서등을 의식, 어떤식으로든 사회환원을 추진하려했고, 그 대안으로 재평가차익중 사내유보분을 계약자에게 주식으로 나눠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직 금감위의 공식의견은 아니지만 현재 생보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김기홍닫기

생보사들이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합당치 않을뿐아니라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 길 수 있는등 경영권유지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점때문에서이다. 결국 삼성생명이 비상장주식해외매각추진을 통해 노리는 것은 해외주주가 생길 경우 금감위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기업공개방안을 관철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극단적으로 외국주주들이 금감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이를 `방패막이`로 활용하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사실 당국의 기업공개방안이 예상외의 방향으로 검토되는 것을 감지한 삼성, 교보는 이를 피하기 위해 처음엔 내부적으로 국내가 아닌 미국증시에 상장하는 문제를 검토한 적도 있다. 미국식상장을 통해 계약자지분문제를 피한 다음 국내증시에서 다시 거래하도록하면 된다는 판단을 했던 것. 그러나 이 방식은 궁극적으로 금감위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추진되는 것이 비상장주식의 해외매각인 셈인데, 외국평가기관의 적정주가평가가 어떻게 나올지와 함께 금감위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