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열린 신신금고 공매에 참석했던 원매자들의 공통된 물음이다.
공매를 앞둔 일주일새 연일 상한가를 치며 상승곡선을 탔던 신신금고의 1차 공매의 결과는 유찰. 모두들 ‘예견된 유찰’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적정가격선’이 없었던 탓이다.
신신의 공매는 원매자들에게 아무런 사전정보 제공없이 이뤄졌다. 공개기업인 만큼 필요한 정보는 찾아서 보라는 식. 순자산가치가 얼만지, 금기에 1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는데 그것이 어떤 연유에선지, 한마디 언급도 없다. 그냥 공개입찰에서 최고가를 적어내되 신한종금 기준치에 못미치면 유찰이라는 얘기다.
이번 공매에는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금고업계의 관심도 지대했다. ‘신신’이라는 물건자체의 고급스러움도 있지만 ‘지점추가 설치’라는 ‘덤’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참석자는 동부, 현대, 제일등 세 곳. 현대가 약간은 의외지만 몸집 불리기에 한창인 제일과 언제나 지역은행 전환을 호시탐탐노리는 동부의 참석은 당연했다. 이 중 제일금고만 응찰했지만 결과는 ‘낙방’.
신한종금측에서는 주가에도 못미치는 금액을 써 내는 게 어딨냐며 납득하기 어려운 반응이지만 이는 금고업계의 ‘생리’를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고의 M&A는 상식밖의 일들이 발생한다. 자산가치가 1백억원이 넘는 금고가 10억에 넘어가기도 한다. 진행과정도 헐거워 보이지만 사정은 그게 아니다. 철저한 실사와 순자산가치를 따지고 영업권도 세밀하게 조사한다. 금고업계가 가장 기본으로 삼는 게 ‘보수적’이라는 형용사다.
상황이 이렇다면 오는 30일 열리는 2차 공매의 결과도 낙담하기는 어렵다. 신한종금측에서는 주가에는 미치는 가격을 써 내면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은근히 내비친다. 현 주가가 6천5백원이고 이번 매각지분이 2백만주 정도므로 단순 계산하면 1백30억은 적어내라는 암시다. 그렇다면 결국 자기자본 3백억원짜리 금고의 지분 49%를 사는데 온 돈을 다주고 사야한다는 얘긴데 과연 금고업계나 타 원매자들이 이 정도 가격을 제시할 지가 의문이다.
2차마저 유찰되면 다음은 수의계약이다. 업계는 수의계약으로 가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뚜껑이 열린 신신금고의 가격은 얼마나 될 지 관심거리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