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감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 부실사 매각과 관련,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지난달 중순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엔 MOU 체결을 위한 실무협상마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간간히 흘러나온 동양-태평양, 흥국-한덕, 현대-조선의 짝짓기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더 이상의 진척사항이 없어 사실상 휴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신빙성 높게 제기되고 있다.
금감위와의 가격협상이 여전히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매입 희망사들이 대한생명 법정공방 문제를 계기로 금융정책 및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를 이유로 가격협상을 더욱 타이트하게 조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 협상을 진행시켰던 관계자들은 MOU체결을 위해선 협상 대상자와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는 대한생명의 경우에서도 드러났듯 정책의 신뢰성을 인정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문서로서 확약을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가능한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줄이려는 금감위의 생각과 정면으로 충돌, 협상이 공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금감위도 대한생명 문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보험사 구조조정 순위에서도 밀려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보험업계에서는 5개 부실사 매각 협상이 장기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동아 및 두원 등 협상 대상자가 뚜렷하지 않은 보험사들까지 처리방안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LG그룹의 보험업 진출 포기로 독자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한성생명은 흥국생명과의 전략적 제휴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 독자생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금융실명제 등 현행법을 감안할 때 LG그룹이 직접 증자 및 후순위대출에 참여하는 것이 봉쇄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