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사실상 지배관계에 있는 한성생명의 처리를 위해 금감위와의 협의를 거쳐 몇가지 안을 확정하고, 최근 흥국생명과 접촉했다.
LG는 이와 관련 당초 알려진 부실을 LG가 책임지고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최우선 안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 관계자는 "부실을 책임진다는 것이 LG가 완전히 메우는 것처럼 확대 해석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성의 경우 전략적 제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측은 한성생명에 대해 사실적 지배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계열사 관계에 있지 않고, 정부의 재벌 구조조정 방침을 감안, 최대한 협조한다는 차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하면, LG그룹은 부실사로 지정되지도 않은 한성생명의 부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에 부정적이며, 결국 전략적 제휴 형태로 처리방안을 모색하면서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는 이에 따라 비교적 여력이 있는 흥국생명과 전략적 제휴방안에 대해 접촉을 가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LG와의 접촉은 사실이지만, 제시된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해 현재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어떤 형태가 되든 흥국생명 자체의 건전성을 감안, LG측이 부실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는 이상 논의가 진전될 수는 없으며, 흥국생명은 그동안 한성생명에 대해 매입이나 전략적 제휴 등 어떠한 구상도 한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측이 매각이 아니라 전략적 제휴 형태라면, 대한생명 인수전에서 실패한 뒤 생보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당초 입장과 다르며, 향후 본격적인 생보업 진출을 위한 여지를 남겨 놓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