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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반도체가 가린 경고음…신용시장은 이미 긴축 국면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30 09:22

경제지표 개선됐지만 자금조달 여건은 악화
하반기 등급·업종별 신용위험이 핵심 변수

[DCM] 반도체가 가린 경고음…신용시장은 이미 긴축 국면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반도체 수출 호조를 기반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해졌지만, 채권·신용시장은 오히려 경색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실물지표는 호전되고 있으나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신용시장의 관심도 경기 회복 여부보다 금리와 조달 환경, 기업별 신용도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Macro-Credit Insight'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신용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변화로 거시경제와 신용시장의 괴리를 지목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장기금리 상승과 금융여건 긴축이 기업의 조달 환경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조달 환경 악화에 따른 리스크가 거시경제(Macro)에서 금리(Rates), 자금조달(Funding)을 거쳐 신용(Credit)으로 단계적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시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년 새 1%포인트 이상 올랐다. 1~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 증가율(153.2%)은 이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2.7%)도 개선됐다. 한신평은 이번 성장세가 반도체 산업의 투자와 수출 회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지표 개선이 금융시장의 위험 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물가와 환율 변동성이 장기금리를 높은 수준에 묶어두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됐고 시장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고, 조달여건은 한층 더 팍팍해졌다.

조달시장에서 나타난 신용사이클 변화

금리 환경 변화는 가장 먼저 회사채 시장에서 확인된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사채 발행 여건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신용등급별 격차도 벌어졌다. AA급 이상 기업이 만기 도래 물량을 대부분 시장에서 소화하며 순발행 기조를 유지한 것과 대조적으로, BBB급 이하 기업의 순발행비율은 올해 2분기 56%까지 낮아지며 만기 도래액의 절반가량만 새로 발행하는 순상환 국면으로 전환됐다.

크레딧 스프레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BBB 등급 스프레드는 오름폭이 컸다. 발행 여건이 나빠질수록 기업들은 단기 자금조달 의존도를 높이게 되고, 이는 향후 차환(Refinancing)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CD-CP 스프레드 심화 역시 단기자금시장의 긴장을 보여주는 신호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크게 벌어졌던 CD-CP 스프레드는 2분기 들어 안정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 금리 부담이 아니라 신용사이클의 구조적 전환이라고 설명한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도 시장은 기업별 재무건전성과 현금창출력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따지고 있는 것이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자료 =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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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과 재무체력이 재편하는 신용 프리미엄

기업 실적에서 그 격차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AA급 이상 기업은 영업이익률 개선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A급 이하 기업의 부채비율은 AA급 이상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 성과도 엇갈렸다. 메모리 반도체와 방위산업, 전력기기, 조선은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함께 개선한 업종으로 꼽혔다. AI 투자 확대와 글로벌 발주 증가, 수주잔고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석유화학과 2차전지, 철강, 건설은 업황 부진과 수익성 둔화, 높은 재무부담이 겹치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신용등급 변동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한신평의 등급 상향 건수는 하향 건수를 앞섰고 Up/Down Ratio는 24년 0.57배, 25년 0.95배에서 1.38배로 개선됐다. 다만 이는 일부 우호 업종의 실적 회복이 반영된 결과다. 구조적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업종에서는 부정적 전망과 하향 검토가 계속됐다. 평균적인 경기 흐름보다 산업별 경쟁력과 개별 기업의 재무체력이 신용도를 가르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자료 =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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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의 취약 부문에서도 위험 신호는 이어졌다. 대기업 연체율은 하락세를 보인 데 반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신용카드 연체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여건 긴축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주체부터 나타나고 있어, 신용위험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신용평가는 앞으로 투자 판단에서 거시경제의 방향성보다 기업의 차환 능력, 현금창출력, 재무구조, 업종별 경쟁력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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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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