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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회생이 던진 시험지…'채권 명가' 한양증권 리스크 관리 검증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9 16:57

첫 만기 무난히 넘겼지만 진짜 평가는 연말까지
담보 구조·회수 전략 빛나…IB 리스크 관리 역량 시험대
"투자는 수익보다 회수가 중요"…구조화금융 경쟁력 재조명

JTBC 회생이 던진 시험지…'채권 명가' 한양증권 리스크 관리 검증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JTBC 기업회생절차는 한 방송사의 유동성 위기를 넘어 국내 증권사의 구조화금융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검증하는 사례로 떠올랐다. 특히 JTBC 관련 익스포저를 보유한 한양증권은 연말까지 이어질 회수 과정에서 '채권 명가'의 명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양증권은 회사채 인수와 구조화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증권사로, 업계에서는 '채권 명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대상 구조화금융에서는 담보 설계와 회수 구조를 강점으로 꼽혀왔다.

JTBC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금융투자업계가 가장 먼저 주목한 곳도 단연 한양증권이었다. JTBC와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를 보유한 주요 증권사로 꼽혔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혹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관심은 '얼마를 투자했는가'에서 '어떻게 회수하고 있는가'로 옮겨갔다. 이번 사안은 한양증권이 오랫동안 쌓아온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도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시험대로 떠올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좋은 딜을 발굴하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원금을 지키는 능력"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JTBC 사안은 그 역량을 시장에서 직접 검증하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양증권의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는 약 840억원으로 알려졌다. 규모만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을 찾은 배경에는 투자 구조가 있다.

한양증권이 확보한 자산은 단순한 무담보 회사채가 아니다. JTBC 방송프로그램 공급계약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과 일부 중계권 계약대금 등을 신탁한 우선수익권을 담보로 확보한 구조다.

기업의 신용만 믿고 자금을 집행한 것이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회수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이다.

이는 최근 구조화금융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현금흐름 기반 금융(Cash Flow Financing)'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담보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유지된다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실제, 한양증권은 7월 첫 만기를 무난히 넘긴 데 이어 연말까지 전체 익스포저의 대부분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모든 일정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시장이 우려했던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상당 부분 낮췄다는 평가다.

이번 사례는 국내 증권업계의 IB 경쟁 방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PF 부실 사태 이후 증권사들의 경쟁력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담보 구조와 회수 가능성, 현금흐름 분석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결국 투자 규모와 수익률보다 손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이번 JTBC 사례가 한양증권의 내부 심사 체계와 담보 설계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 단계에서부터 회생 가능성과 담보 가치, 현금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회수 계획을 마련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긴장감을 늦출 단계는 아니다. JTBC 관련 기업어음(CP)은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계획대로 회수가 이어져야만 이번 구조가 실제 효과를 발휘했는지 여부가 평가받을 수 있다.

방송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회생절차 과정에서 담보권 행사에 변수는 없는지 역시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히 한 기업의 회생절차가 아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강조해 온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실제 위기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에 가깝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채권 비즈니스는 투자보다 회수가 더 중요하다"며 "평상시에는 누구나 좋은 딜을 할 수 있지만, 시장이 흔들릴 때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회사가 진짜 실력이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손실 발생 여부가 아니라 회수 계획이 실제로 예정대로 이행되는지다. 연말까지 예정된 회수 일정이 차질 없이 마무리된다면 이번 JTBC 사태는 단순한 리스크 이슈를 넘어 한양증권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회수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경우 담보 구조의 실효성과 IB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시장의 검증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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