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기사 모아보기(41)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면서 그룹 기업지배구조 성적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상장사 3곳을 분석해보니, 핵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2개를 준수해 준수율 80%를 기록했다. 지난해 60%에서 세 가지 항목을 더 충족해 준수율을 끌어올렸다.
코오롱글로벌도 준수율을 60%에서 67%로 올렸다. 지주사 ㈜코오롱은 전년과 동일한 준수율 67%다. 지난해와 비교해 한 가지 항목을 개선했으나, 전년에 지켰던 항목을 올해는 미충족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 권리 보호, 이사회 독립성, 내부감사기구 운영 등 상장사 지배구조 현황을 평가한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하는 핵심지표에 대해 기업이 준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준수 근거 또는 미준수 사유와 향후 계획 등을 공시하도록 한다.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이 공통적으로 개선한 항목은 ‘현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이다.
코오롱은 지난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배당 절차를 개선한 것을 바탕으로, 주주들에게 지난해 기말배당부터 배당금을 확정해 배당기준일을 알려주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여기서 나아가 중간배당을 도입해 주주 신뢰를 제고했다.
㈜코오롱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별도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배당액은 보통주 1주 기준 550원으로, 2021년 이후 6년째 변화가 없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는 실적에도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배당 규모를 예측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5~2027년 적용하는 배당정책을 시행 중이다. 기본배당금은 주당 1300원이며, 연결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30% 한도 내에서 추가 배당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3%나 줄면서 기본배당금만 지급됐다. 올해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거의 4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처음으로 추가 배당 시행이 기대되고 있다.
사실 ㈜코오롱이 기록한 준수율 67%는 여러 대기업을 이끄는 지주회사 치고는 높은 편은 아니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올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 평균 준수율(71%)에는 못 미치는 성적표다.
㈜코오롱이 상대적으로 낮은 준수율을 기록한 배경은 회사 자산총액이 2조 원 미만으로 각종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게 ‘이사회 내 여성이사 선임’이다. 이사회 구성은 단일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2022년 이후 도입된 이른바 ‘여성이사 할당제’가 규정으로 마련됐다.
㈜코오롱은 지난해 기준 별도 자산총액이 1조8574억 원으로 규제 대상이 아니다. 다만 자산 증가세를 고려하면 향후 몇 년 안에 여성 이사 선임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사 선임은 ㈜코오롱이 2025년 평가에서는 충족했던 항목이다. ㈜코오롱 이사회 멤버였던 이수진 전무가 2025년 임원 인사를 통해 코오롱글로벌로 전출되면서 해당 항목이 미충족으로 바뀌었다.
이수진 전무는 코오롱글로벌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 첫 여성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코오롱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오직 전문성과 직무 적합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배경과 핵심 역량을 지닌 인재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 준수율을 끌어올리려는 코오롱그룹 노력은 2024년 코오롱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한 이후다.
이규호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뿐만 아니라 차세대 사업으로 밀고 있는 코오롱티슈진(바이오), 코오롱스페이스웍스(항공 복합소재)에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그룹 재무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고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주주와 소통 접점을 늘릴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코오롱그룹이 전반적으로 미진한 항목은 이사회 독립성과 관련한 부분이다. 특히 ㈜코오롱은 이사회 멤버 6명 가운데 4명을 사내이사로 두고 있다. 회사 내부를 견제할 사외이사들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역시 이규호 부회장이 처한 독특한 그룹 지배구조에서 비롯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2018년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한 부친 이웅열 명예회장이 여전히 48.7%를 보유하고 있다.
일종의 후계자 시험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공식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외부 견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분 없는 후계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신사업인 바이오와 복합소재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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