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각 사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3~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KB금융은 10~11일 회의를 진행한다. 우리금융은 16일 또는 17일 중 개최일을 조율 중이다.
하나금융은 최고경영자(CEO) 주재 회의를 수시로 진행하는 만큼 별도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AX·WM·머니무브·생산적금융 '공통 화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추정되는 공통 화두는 크게 다섯 가지로 압축된다.먼저 고환율과 금리 불확실성에 따른 '자본·건전성 관리'가 있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이 평균 1500원대에 진입하면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 증가와 위험가중자산(RWA) 확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고환율·고유가 대응 방안을 면밀하게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금융 경쟁력 확대'도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강세와 머니무브에 대응한 '그룹 차원의 WM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금리 환경 악화와 정책적 제약으로 은행 중심 성장모델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비은행 계열사와의 밀접한 협력을 통한 WM 강화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예·적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그룹 밖의 자본시장 관련 금융사로 이탈하지 않고, 그룹 계열 증권·보험·자산운용사로 유입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주요 과제다.
상반기 전략회의에서 제시된 ‘One WM’ 또는 그룹 통합 WM 전략이 하반기에는 실제 수익성과 고객 이동 효과를 검증받는 단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수년 전부터 빠지지 않고 경영전략회의 주요 의제로 등장했던 AI 역시 안건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본격적인 AX 이행을 천명한 만큼, 내부 AX 진행 현황과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보다 훨씬 강력한 기조로 밀어붙이고 있는 생산적·포용금융의 이행·확대 방안도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성장펀드 프로젝트 관련 상황, 채권 소각·중금리대출·대환대출 등 취약계층 지원 현황 등을 점검하고, 이와 연동해 IB·금리 등에 대한 하반기 전략 방향을 설정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One WM·AI ‘선언’에서 ‘부스트업’으로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짜 혁신’을 전면에 내걸었다.진옥동닫기
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올해 중점 추진 목표로 AX·DX 가속, 미래 전략사업 선도, 생산적 금융, 금융소비자 보호를 제시했다. 특히 미래 전략사업과 관련해 은행·증권 One WM 체계, 시니어 사업, 보험·자산운용 시너지, 글로벌 사업을 강조했다.하반기 회의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얼마나 실행 단계로 옮겨졌는지가 핵심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회의에 앞서 각 계열사의 전략과제 진행 상황과 미비점을 분석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그룹별 토의와 보완책 공유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핵심 주제는 AI 에이전트와 플랫폼 고도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은 이미 그룹 차원의 AX 비전을 선포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AI 기반 사업을 새로 선언하기보다 각 계열사의 추진 과제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AI 부스트업’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는 One WM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상반기 ‘슈퍼SOL’ 개편을 통해 원앱 플랫폼을 강화했지만, 은행과 카드에 집중된 고객이 증권·보험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지 못하는 계열사 간 칸막이는 여전히 과제다. 하반기 회의에서는 AI 에이전트와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그룹 차원에서 연결하고, WM·보험·운용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 사업부문 중심 '전환'···One KB 실행력 시험대
KB금융은 이번 하반기 회의에서 운영 방식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기존에는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계열사별로 회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IB·WM·자본시장 등 부문별로 나눠 담당 부문장이 직접 주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이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가동된 ‘3인 부문장 체제’가 본격화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글로벌·WM·SME를 총괄하는 이재근닫기
이재근기사 모아보기 부문장, 미래전략을 맡은 이창권 부문장, CIB마켓부문을 맡은 김성현닫기
김성현기사 모아보기 부문장 등이 계열사 실적을 사업 단위로 묶어 점검하는 구조다. 금융지주 운영의 축이 ‘계열사 관리’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상반기 KB금융 전략회의의 핵심은 ‘그룹의 구조적인 Level-Up을 위한 전환과 확장’이었다. 양종희닫기
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AX를 통한 체질 전환과 함께 WM·SME 중심의 사업모델 전환을 강조했다. WM 세션에서는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그룹 역량을 결집한 ‘ONE KB WM’ 전략이 제시됐고, SME 세션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흐름에 맞춘 통합 자산·부채 관리 솔루션 제공이 강조됐다.
하반기 회의에서는 이 전략이 부문장 체제 아래 얼마나 구체화됐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One KB’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WM·SME·CIB·자본시장 부문에서 실제 협업 구조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은행과 증권을 따로 보는 방식으로는 머니무브와 생산적 금융 확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회의 운영 방식 변화로 이어진 셈이다.
올해 KB증권에 총 1조 7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진행, 자기자본을 8조원대로 키운 것도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기반 마련과 동시에 계열 시너지 강화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 기업금융, WM 경쟁력 제고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 종합금융그룹 완성 이후 ‘성과 증명’ 과제
우리금융은 상반기 전략회의에서 생산적·포용금융, 전사적 AX, 종합금융그룹 시너지 강화를 3대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임종룡닫기
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완전민영화, 자본비율 제고,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지난 3년의 ‘1막’으로 평가하고, 올해를 ‘제2막’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하반기 회의는 이 ‘제2막’의 첫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ABL생명 편입과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외형을 갖췄지만, 아직 그룹 수익 확대 측면에서는 미흡했던 만큼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제 이익 기여와 고객 시너지로의 연결이 주요 과제가 됐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경쟁력 강화가 핵심 안건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목표로 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이 남아 있다.
문제는 자본 투입에 걸맞은 실적이다. 증시 호황에도 우리투자증권의 그룹 내 존재감은 아직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하반기 회의에서는 IB·WM·리테일 경쟁력 강화와 은행 고객 기반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AX 현황 점검과 확대 방안도 우선 과제로서 다뤄질 전망이다.
임종룡 회장이 "AI 회사로 생각하라"고 선언할 정도로 AX에 진심이기에 모든 그룹 계열사, 특히 생산적 금융 관련 부문은 이번 하반기 전략회의가 AX 평가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 수시 전략 점검 속 CIB·WM·글로벌 연계 지속 전망
하나금융은 별도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CEO 주재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경영 방식과 기존 전략 방향을 고려하면 CIB, WM, 글로벌,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이 하반기에도 핵심 논의 사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하나금융은 전통적으로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CIB 경쟁력, 기업 오너와 고액자산가를 연결하는 WM,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삼아왔다. 최근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업금융의 중요성이 커지는 환경은 하나금융의 기존 강점과 맞물린다.
특히 기업금융 고객을 오너 자산관리, 퇴직연금, 투자상품, 글로벌 금융서비스로 확장하는 방식은 하반기 WM 경쟁에서도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생산적·포용금융, 하반기 회의의 ‘정책 KPI’로 부상
이번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축은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다.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융지주 전략회의의 중심이 AX, WM, 비은행 강화에 놓였다면, 하반기에는 국민성장펀드의 본격적 운영·취약계층 금융지원 정책과 맞물려 생산적·포용금융 이행 상황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는 우리금융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금융권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우리 국민성장매칭 펀드’를 조성하며 국민성장펀드 참여에 속도를 냈고, 최근에는 생산적 금융 9조4000억원과 포용금융 6000억원 등 총 10조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 규모는 총 90조원으로 확대된다.
포용금융의 경우 신한금융은 올해 연체채권 5000억원을 소각하고 4조5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하는 총 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2.0 ON’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금리 상한 중금리대출 상품을 새로 출시하기도 했다. 대환대출 범위도 확대해 금융접근성을 넓혔다.
KB금융도 중저신용자 지원에 초점을 맞춘 대출 상품을 새로 출시했으며, 하나금융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지원에 나섰다.
관건은 균형이다.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금융지주의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RWA 증가와 건전성 부담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포용금융 역시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채권 소각과 금리 인하, 중금리대출 확대는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 전략회의에서는 생산적·포용금융을 단순한 정책 이행 과제로 다루기보다 자본효율성, 건전성, 수익성, 사회적 책임을 함께 관리하는 그룹 차원의 핵심 KPI로 점검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순 사업계획 점검을 넘어 그룹의 성장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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