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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號 우리은행, 中企 세대교체 정조준…승계지원 속도 [은행권 기업승계 경쟁]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5 00:00

기업승계지원센터 신설…18명 전문인력 투입
554개사 MOU·102건 컨설팅…지원 확대

정진완號 우리은행, 中企 세대교체 정조준…승계지원 속도 [은행권 기업승계 경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입니다."

정진완닫기정진완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이 중소·중견기업 기업승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승계는 그동안 오너 일가의 상속·증여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창업주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가 맞물리며 기업 생존과 고용 유지, 기술 보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우량 중소기업이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하거나 사업을 축소할 경우 숙련 인력과 거래처, 공급망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은행권에서도 기업승계를 기업금융 접점 확대의 한 축으로 보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기업승계 과정에서는 세무·법률 컨설팅, 기업가치 평가, 인수·합병(M&A), 인수금융, 자금관리 등 복합 수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기업승계를 생산적 금융의 한 축으로 보고 전담조직을 꾸린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업승계, 지속성 과제로

우리은행이 주목하는 지점은 기업승계가 더 이상 친족 승계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창업주가 자녀에게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자녀의 승계 의사가 불확실하거나 산업 전망 변화로 승계 결정을 미루는 사례가 늘면서 제3자 매각, M&A, 임직원 승계 등 다양한 방식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승계가 지연될수록 경영 공백과 투자 위축, 지배구조 불안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처럼 거래처와 숙련 인력, 현장 노하우가 중요한 업종은 창업주의 은퇴 이후 사업 기반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기업승계 지원을 단순한 세무 상담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종합 지원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승계 준비부터 실행,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살피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승계 준비 단계에서는 지분 이전과 세무, 지배구조 설계가 필요하고, 실행 단계에서는 기업가치 평가와 M&A, 인수금융, 보증 연계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승계 이후에는 법인자금 운용과 자금관리 등 기업금융 수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담센터로 전 과정 진단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센터는 배연수 우리은행 기업그룹장(부행장) 산하 조직으로 기업승계·세무 컨설팅, 기업 매각·인수, 기업자문,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등 분야별 전문인력 18명으로 구성됐다. HR·전략 컨설턴트, 공인회계사, IB·인수금융 실무 인력이 참여해 승계 전 준비부터 실행,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살피는 구조다.

배연수 그룹장은 중소기업전략부와 중소기업고객부, 중앙영업본부 등을 거쳐 2024년 말 인사에서 기업그룹장에 올랐다. 중소기업 영업과 기업고객 관리 경험이 있는 인물이 기업승계 조직을 이끈다는 점은 우리은행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단순히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기업의 승계 가능성, 재무상태, 지배구조, 필요 금융 수요를 종합 진단하는 방식으로 기업금융 접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센터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세무 상담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장기 승계전략 수립, 지분 이전과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평가, M&A 매칭, 재무·인사조직 컨설팅, 자금 연계 금융솔루션,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포괄한다. 상속재원 마련, 인수금융, 보증지원, 기업대출, 자금관리 시스템인 WinCMS 등도 기업 상황에 따라 연계한다.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도 이 같은 구조를 보완하는 장치다. 우리은행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PwC,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법률·세무·금융 영역을 함께 다루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과는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13억원을 특별출연해 438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다.

554개사 MOU로 수요 확인

수요도 빠르게 확인되고 있다.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는 지난 5월 13일 기준 554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102건의 컨설팅을 완료했다. MOU 체결 기업 중 외부감사 대상 기업은 311개사(56.1%), 비외감기업은 226개사(40.8%) 등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41개사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 173개사, 건설업 47개사 순이었다.

컨설팅 결과는 기업 현장의 고민을 보여준다. 컨설팅 완료 기업 중 승계 방향성은 자녀 승계가 77.5%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세제 혜택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는 응답이 25.5%,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16.7%로 나타났다. 승계 의향은 있지만 실제 세금 부담이나 절차, 지분 이전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 상담이 필요한 기업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승계 방식을 정하지 못한 기업들은 자녀 의사 미확인, 기업·산업의 미래 불확실성, 은퇴 시점 미정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자녀 외 승계를 검토하는 기업들은 적정가치 평가와 가격협상, 세금, 주주·가족 등 이해관계자 설득을 주요 고민으로 들었다. 결국 기업승계는 세무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가치 산정, 이해관계 조율, 자금 연계 금융솔루션, 사후 경영 안정화가 함께 맞물려야 실행될 수 있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우리은행은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 M&A뿐 아니라 MBO와 EBO 등 임직원 승계 방식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MBO는 기존 경영진이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며, EBO는 임직원이 집단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내부 인력이 기업을 이어받으면 기존 기술과 조직문화, 거래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고용 안정과 사업 지속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실행력·고객관계가 관건

우리은행의 기업승계 지원은 당장 수수료 수익을 앞세운 사업이라기보다 장기 고객관계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승계 과정에서 컨설팅과 자문, M&A, 인수금융, 자금관리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가 이어질 수 있지만, 기업승계지원센터 자체가 직접적인 수수료 수익을 내는 구조는 아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승계지원센터는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운영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비이자이익 확대보다는 우량 중소·중견기업과의 장기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컨설팅과 금융 솔루션을 연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RWA 측면에서도 공격적인 대출 확대보다는 기업의 재무상태와 자금구조, 승계 가능성을 점검한 뒤 필요한 금융을 선별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에 가깝다.

향후 과제는 상담과 로드맵 제시를 실제 승계 실행과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우리은행은 전 영업점 기업창구와 Biz프라임센터, 본점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연계해 승계 수요가 있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과 금융 솔루션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연구소 분석을 토대로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의 승계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총 500개 기업 기준 약 1만명의 고용 유지와 10조7000억원의 매출 기반 보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승계가 은행권 기업금융의 새 경쟁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은행이 전담조직과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승계 실행과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갈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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