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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실수’ AI로 잡는다…품질 경쟁 나선 건설사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6 00:00

국토부 하자사례 공개…품질에 강화 나선 건설사
국내 건설사, 방수 신기술·AI 점검체계 구축

▲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가운데)가 현장 품질과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롯데건설

▲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가운데)가 현장 품질과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롯데건설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하자 판정 상위 건설사 명단 공개를 정례화하면서 건설업계의 품질관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사후 보수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신공법을 활용한 사전 예방 체계 구축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공동주택 하자 판정 상위 건설사 명단’에 따르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접수되는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심위는 지난해 총 4761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최근 5년(2021~2025년) 연평균 처리 건수도 약 4600건에 달한다.

실제 하자 판정 비율도 높다.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신청된 1만911건 가운데 7448건이 하자로 인정됐다. 전체의 68.3% 수준이다. 신청 10건 중 7건 가까이가 부실시공으로 판정받은 셈이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명단 공개 이후 품질관리를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과 신기술 도입이 업계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GS건설은 하심위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공동주택 하자 판정 조사에서 하자 판정 ‘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3회 연속으로 하자판정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AI 기반 ‘하자 예방 플랫폼’을 시공 전 단계에 도입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3D 교육자료와 실시간 질의응답 기능을 포함한다. 외국인 근로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현장 품질관리 전반의 효율을 높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유사 하자 재발을 방지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프로젝트별 품질관리 매뉴얼을 운영 중이다.

특히 GS건설은 설계와 기술·시공 부문이 협업해 초기 단계부터 하자 발생 요인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벽에는 탄산화 저감 페인트를 적용했고, 지하주차장에는 누수에 강한 탄성 바닥재를 적용하는 등 세부 공법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입주 이후 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GS건설은 사후관리 서비스인 ‘자이답게 관심깊게’를 통해 공용부 안전점검을 지원하고 있으며 입주 3~4년 차 단지를 대상으로 ‘자이 바로고침’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단순 시공을 넘어 유지관리까지 브랜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롯데건설도 AI 기반 통합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전사 차원의 ‘하자저감 TFT’를 신설하고 설계부터 시공·품질 점검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했다.

이 체계는 AI를 활용한 현장 데이터 분석 시스템이 핵심이다. 현장에서 수집한 점검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품질 이슈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한다. 점검 방식은 통합 체크리스트 기반으로 표준화하고 검사 결과를 담당자에게 실시간 공유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건설은 준공 이후 단계까지 고려한 품질관리 체계도 구축 중이다. 시공 이력과 품질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AI 분석 결과를 다시 기술 기준에 반영하는 ‘피드백 루프’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복 하자를 줄이기 위한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DL이앤씨의 경우 욕실 하자 저감을 위한 신공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한솔홈데코와 공동 개발한 ‘욕실용 건식벽체 방수시스템’으로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기존 욕실 습식 공법은 벽돌을 시멘트로 쌓은 뒤 타일을 부착하는 방식이다. 방수 작업과 양생 과정이 필요해 공사 기간이 길고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DL이앤씨의 신기술은 방수 성능을 갖춘 대형 패널을 벽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양생 과정 없이 시공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접합부에는 수분 침투를 줄이는 ‘역구배 클립’ 구조를 적용해 줄눈 탈락과 오염 가능성도 낮췄다.

DL이앤씨는 해당 기술을 ‘아크로’와 ‘e편한세상’ 현장에 적용 중이다. 회사 측은 기존 공법 대비 생산성이 약 3배 향상됐고 현장 하자 발생률은 6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인력 투입도 약 18% 줄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하자 공개 정책이 건설업계 품질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국토부의 하자 공개 이후 건설사들의 품질관리 투자와 기술 개발이 눈에 띄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는 하자 문제가 발생한 뒤 보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자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기반 분석 시스템과 표준화된 시공 체계가 자리 잡으면 반복 하자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는 단순 브랜드 경쟁이 아니라 실제 품질과 유지관리 역량이 건설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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