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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代의 고민, 육아 휴직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홍석환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6-05-15 06:00

30代의 고민, 육아 휴직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육아 휴직에 대한 유혹

중소기업 영업팀에 근무하는 A대리는 매일이 전쟁이다. 사무실 중앙에는 팀과 개인의 실적판이 있다. 지역별 팀별 목표 및 실적의 막대그래프가 눈에 들어온다. 전 달은 7개 팀 중 3위였지만, 이번 달은 현재 7위이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지만, 실적이 오르지 않는다. 팀장은 연일 실적을 점검하고, 실적이 없는 팀원은 현장 퇴근이 아닌 사무실에서 팀장 면담 후 질책을 듣고 퇴근해야 한다. 매일 고객사를 방문하여 담당자를 만나고,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해 뛰어다니지만 다들 어렵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인 A대리는 50개월과 5개월된 아들 2명이 있다. 집 근처에 처가집이 있어 두 아들을 돌봐 주기 때문에 아내는 출산 휴가 3개월만 사용하고 육아 휴직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양가의 도움 없이 결혼하여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해 한 명의 벌이로는 생활이 곤란한 상황이다. 최근 아내도 회사 내 스트레스가 높고, 장인 장모님도 손자 돌보는데 힘들어 하기 때문에 아내부터 1년 육아 휴직을 논의했다. 연봉이 높은 아내는 경제적 어려움과 경력 단절을 고민한다. 결국 영육이 지친 A대리가 먼저 육아 휴직을 신청하기로 했다. 막상 부부가 육아 휴직을 1년 사용하기로 했지만, 고민은 많다. 회사가 보수적 경향이 있고 실적이 낮은 상태에서 육아 휴직 신청을 달가워하지 않을 듯하다. 장인 장모님에게 자신이 먼저 육아 휴직을 신청한다고 말하기도 불편하다.

육아 휴직은 단순한 복지 제도를 넘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권리이다. 특히 저출산과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육아 휴직의 법적 조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라면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육아 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사업주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근로자는 자녀 1인당 최대 1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부모 각각에게 1년씩 부여되므로 맞벌이 부부의 경우 최대 2년까지 활용 가능하다.
법적으로 육아 휴직이 본격적으로 제도화된 것은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이후이며, 최근에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육아 휴직 신청에 대한 고려사항과 조치

A대리에게 육아 휴직은 권리임을 알면서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첫째, 동료와 조직에 대한 부담감이다. “내가 빠지면 팀이 돌아갈까”라는 걱정이 가장 큰 심리적 장벽이다.
둘째, 경력과 평가에 대한 불안이다. 회사가 보수적이라 복귀 이후 평가•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셋째, 소득 감소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다. 육아 휴직 급여가 지급되지만 기존 급여 대비 감소하기 때문에 주택 대출, 교육비, 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결정을 망설이게 된다.
넷째, 복귀 이후 적응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업무 환경과 조직 상황은 빠르게 변한다. 휴직 후 돌아왔을 때 자리나 역할이 애매해질 수 있다는 불안, 업무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된다.

육아 휴직 기간을 정하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우선 자녀의 성장 단계에 따른 사용이다. 육아 부담이 가장 큰 시기(영아기, 어린이집 적응기 등)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가계 재정 상황이다.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육아 휴직 급여는 일반적으로 초기 3개월은 통상임금의 약 80%(상한액 존재), 이후 기간은 약 50% 수준으로 지급된다. 최소 6개월 이상의 생활비를 확보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셋째, 배우자와의 역할 분담 계획이다. 한 사람이 장기간 사용하는 것보다 시기를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넷째, 회사 상황과 개인 커리어 흐름이다. 프로젝트 종료 시점, 조직 개편 시기 등을 고려해 ‘빠져도 충격이 적은 타이밍’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아 휴직을 사용한 후 회사에 복귀한다는 전제에서, 휴직 기간 동안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까? 완전히 끊지 않되,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는 균형이 현명하다.
첫째, 최소한의 연결 유지다. 월 1회 정도 팀 상황을 공유받거나, 큰 변화가 있을 때만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이 적절하다.
둘째, 업무 감각 유지다. 업계 트렌드, 회사 관련 주요 이슈 정도는 가볍게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셋째, 복귀 시점 사전 준비다. 복귀 1~2개월 전에는 상사와 소통하여 담당 업무, 역할, 기대 수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자기 관리와 재충전이다. 육아 휴직은 단순히 ‘쉼’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체력, 생활 리듬, 가족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결국 복귀 후 성과로 이어진다.
결국 육아 휴직은 쓸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필자 홍석환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인사조직 박사과정을 마쳤다. 삼성 비서실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했고 GS칼텍스 인사기획·조직문화팀장을 거쳐 임원이 되어 KT&G 인재개발원장을 맡았다. 인사혁신처·서울시·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포스코 등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인사·조직 관련 자문과 강연을 꾸준히 해 2024년에 명강사 대상을 수상했다. 어서와~ HR은 처음이지? 왜 모두가 그 상사와 일하고 싶어 하는가, 사장이 붙잡는 김팀장, 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 신입사원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취업의 비법, 임원의 품격 등 20여 권을 저술했다. 매년 100회 이상 강의를 하면서 다양한 언론 매체에 경영 관련 컬럼을 쓰고 있다.

홍석환 칼럼니스트/HR전략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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