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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더룬드 회장의 ‘넥슨 부정ʼ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04 00:00

취임 직후 “내년 7조 목표 어렵다”
‘수익성 하락세’ 구조적 문제 지적
이익 못내면 폐기...고강도 체질개선

▲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

▲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넥슨이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을 선임한 이유는 분명하다. 서구권 공략 강화를 위해서다.

다만 쇠더룬드 회장은 본격 공략에 앞서 넥슨 구조 개편을 선언했다. 지금까지 지켜온 성장 공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넥슨은 지난 5년간 역대 최대 매출을 연이어 갱신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 지표는 매년 하락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쇠더룬드 회장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과 성장 비전을 새롭게 정립한다는 구상이다.

“이익 충족 못하면 과감히 폐기”

쇠더룬드 회장은 지난 3월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나선 공식 석상인 자본시장 브리핑(CMB)에서 넥슨 성장 전략 전면 재수정을 선언했다. 심지어 ‘2027년 매출 7조 원 달성’ 목표도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쇠더룬드 회장 선언에 게임업계도 큰 관심을 보였다. 넥슨이 창립 이래 그룹 전반에 대한 쇄신과 비용 효율화, 구조 개편을 선언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마비노기 등 다양한 IP를 필두로 최근 5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에 현장이 느꼈던 충격은 더했다.

2024년에는 연간 매출 4조91억원으로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매출 4조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도 신작 ‘아크 레이더스’의 기록적 흥행으로 연간 매출 4조5072억 원, 영업이익 1조176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 5.4% 성장했다.

하지만 넥슨은 성장률 측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5년 연속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21년 33.4%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26.1%까지 떨어졌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세가 더 커지면서 수익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는 넥슨 ROE(자기자본이익률)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낸다.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일반적으로 매년 12% 수준 ROE를 기록하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사업 효율성이 높다고 본다.

넥슨이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ROE는 2022년 11.5%에서 2023년 8%로 감소했다. 2024년에는 14%로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8.8%로 하락했다. 기존 라이브 타이틀의 매출 하향 안정화와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한 지출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넥슨 당기순이익은 87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2% 줄었다.

쇠더룬드 회장은 “2024년 CMB 당시 강력한 프랜차이즈 실적과 신작 파이프라인 확대, 규모의 확대가 수익성으로 연결될 거란 확신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매출 면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구조적 부진을 겪었고, 신작 출시 지연, 포트폴리오 확장과 동시에 비용이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라이브 게임과 신작 모두를 아우르는 전체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새롭게 수립한 이익 하한선을 충족하거나 초과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했다”며 “철저한 비용 검토와 함께 일부 프로젝트는 추가 투자를 받을 것이고, 일부는 구조가 개편되며, 일부는 취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력 있다...더 나은 성장 자신”

CMB 이후 넥슨 그룹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재점검이 시행됐다. 그 결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 ‘HIT2’ 등 라이브 타이틀에 대한 인력 재편이 진행됐다. 여기에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EL’이 내부 만족도 평가 기준을 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회사 경영 전략과 투자 기획 등을 담당하는 경영전략실을 경영전략그룹으로 승격시켰다. 새로운 경영전략그룹 그룹장에는 박경배 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총괄을 선임했다. 넥슨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를 통해 보다 객관적 경영 진단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쇠더룬드 회장은 의사결정 과정과 관리 감독 체계도 손봤다. 넥슨은 지난해 ‘메이플스토리 키우기’ 사태로 이용자 신뢰 훼손은 물론 경영진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쇠더룬드 회장도 메이플스토리 키우기 사태를 언급하며 “이용자 신뢰를 훼손한 명백한 관리 실패”라고 규정하며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신설, 이중 보고 체계 의무화, 이사회 감독 강화 등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쇠더룬드 회장은 구조 개편과 함께 더 큰 성장을 위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넥슨이 오랜 시간 축적한 게임 데이터와 성과, 운영 노하우, 이용자 관계성 등을 다음 성장을 위한 핵심 요인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은 8000억 엔에 이르는 재원은 물론 30년에 걸쳐 축적된 이용자 관계 인사이트와 게임 IP 등 다양한 자원이 많다”며 “이는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입해도 단기간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넥슨은 새로운 혁신 개척의 시작점에 있다”며 “단순 정비 작업이 아닌 더 큰 혁신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으로, 늘 그래왔듯이 넥슨은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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