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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도 아닌데...” 속 터지는 네이버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5 10:28

신사업 준비 마쳤으나 정책·규제에 발목
두나무 합병·디지털자산기본법, 무제한 연기
디지털 트윈 등 신사업 규제·지정학 변수 영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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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네이버(대표이사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가 보유한 기술력과는 별개로, 정책·규제 리스크가 성장과 주가를 좌우하는 구조에 빠져들고 있다. 두나무 합병 연기·디지털 트윈·헬스케어 등 신사업 전반에서 제도 환경이 성장 속도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시장도 정책 리스크가 네이버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두나무 합병, ‘정책 장애물’에 밀리다


15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회사가 추진 중인 두나무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일정이 연기됐다. 주주총회는 5월 22일에서 8월 18일로, 종결일은 기존 6월 30일에서 9월 30일로 각각 늦춰졌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관련 인허가 절차 및 법령 정비 상황을 반영해 안정적인 거래 종결을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5년 11월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3사 경영진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지난 2025년 11월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3사 경영진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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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서는 규제 장벽과 정치적·입법 불확실성이 총체적으로 발현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네이버는 성장성이 뚜렷한 대형 플랫폼·웹3·핀테크 기업 중에서도, 정책·규제 리스크가 가장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대표 사례라는 지적이다.

네이버가 두나무와 추진 중인 포괄적 주식교환은 단순한 블록체인 기술 제휴가 아니라 사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은 결제·금융과 디지털자산을 한 축으로 묶는 구조로, 네이버가 보유한 인공지능(AI)·검색·커머스 등 서비스 역량과 결합해 금융 웹3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상반기 내 거래가 마무리돼야 했지만, 금융당국의 인허가 절차가 길어지고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역시 최근 중동 사태를 이유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며 거래 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기술은 준비됐는데, 정책이 발목 잡는 사업 구조


이러한 구조는 기술 개발과 사업 설계가 충분히 마무리됐어도, 제도·정책의 입법 속도 등이 사업 진행과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네이버는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결제, 자산 토큰화(RWA) 등 다양한 적용 모델을 내부적으로 설계해 둔 상태다. 그러나 관련 법제와 규제 체계가 완성되지 않으면 실제 사업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미 기술과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음에도 규제 환경 미비로 실제 시장 진입 시점이 지연되면서, 기업 성장 궤도가 정책 변수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네이버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네이버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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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네이버 주가 흐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3개월간 네이버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 1월 27일경 디지털 자산·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기대감이 부각되며 주가는 29만2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 논의가 지연되고 정부·공정위·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겹치면서, 주가는 1월 고점 대비 빠진 상태에서 현재 21만 원대 근처에서 횡보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흐름은 네이버 주가가 단기 실적과 AI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정책·규제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스크 프리미엄’ 구조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사업 곳곳에 깔린 ‘정책·규제 리스크’


네이버의 사업 타임라인을 좌우하는 정책·규제 리스크는 전체 신사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성장 영역이 넓어질수록 노출되는 규제·정책 리스크 형태가 다양해지고, 공통적으로 제도 환경이 성장률과 사업 속도를 결정한다는 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디지털 트윈 사업 역시 외부 변수 영향권 안에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소버린 AI 구축 등 대형 디지털전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가 2025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에 참가해 디지털 트윈과 AI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2025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에 참가해 디지털 트윈과 AI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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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사업은 대부분 정부와의 합작 형태로 추진되고 있어 정책 우선순위나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 여파가 사우디까지 번지면서 사업 불안정성은 커지는 분위기다.

헬스케어 사업도 유사한 구조의 제도 리스크에 놓여 있다. 네이버는 인바디·세나클 등 헬스케어 기술 기업을 인수했지만, AI 기반 분석 모델의 고도화는 사실상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달 24일 공개한 ‘보건·의료분야 인공지능 대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국립암센터 등 3개 공공기관이 2021년부터 2025년 3월까지 AI 기업에 제공한 보건의료 공공데이터는 17건에 그쳤고, 같은 기간 전체 기업 대상 의료 공공데이터 제공 건수는 141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터는 쌓여 있지만 표준화·반출·원격 이용이 제약되면서 기업이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라, 데이터 접근에 대한 법적·제도적 근거가 확보되지 않으면 기술 진화와 무관하게 사업 확장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시장 접근도 보수적…목표주가 하향 잇따라


이외에도 기존 진행하던 지도 사업 역시 제도적 변수에 연동된다.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면서 국내 지도 시장의 경쟁 지형이 변했다. 네이버가 확보해온 AI 기반 지도·검색·결제 통합 생태계는 다시 글로벌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네이버의 주요 신사업은 기술 역량보다 정책・제도 환경의 편차가 성장률과 사업 속도를 결정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네이버, 에프앤가이드

네이버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네이버, 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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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도 이 같은 구조를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보고, 기술·시장 성장성뿐 아니라 제도·정치·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한 보수적 밸류에이션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의료·지도·공공데이터 등 네이버의 신사업 다수가 정부 영역과 맞닿아 있어, 단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DS투자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4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기술 발전 속도와 글로벌 AI 플랫폼의 약진을 고려하면, 네이버에 대한 ‘AI 디레이팅’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27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내리며, “AI와 가상자산 관련 성장 기대가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다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6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조정하는 등 이달 들어 네이버를 분석하는 11개 증권사 중 9곳이 주가 전망치를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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