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에도 해운 사업의 고운임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지만 원화 강세로 꺾인 유통 부문 수익성 회복은 과제로 남았다.
분기 매출 첫 9조…순이익 46% 증가
30일 현대글로비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조536억 원, 영업이익 566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8.1% 늘었다. 분기 매출이 9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은 비계열 물량 확대를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고운임 비계열 고객 위주 매출 성장을 지속하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초로 9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한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도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 증가 속도를 이익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영업이익률은 6.3%로 1년 전 7.1%보다 0.8%포인트(p) 낮아졌다. 매출 증가분 1조6986억 원 가운데 유통이 7592억 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물류가 366억 원, 해운이 324억 원 늘어난 반면 유통은 265억 원 줄었다.
순이익 증가 폭은 더 컸다. 세전이익은 6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당기순이익은 5742억 원으로 46.2% 증가했다. 원화 강세로 외화 선박금융 부채 환산이익이 늘었고, 해운 이익 비중이 커지면서 톤세 효과로 법인세 부담이 줄었다. 법인세는 약 900억 원으로, 실효세율은 13.6%다. 1년 전에는 22.1%였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25조5717억 원으로 15.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5830억 원으로 1.2% 증가에 그쳤고 순이익은 1조2844억 원으로 0.8% 줄었다.
유류할증료 700억 회수…해운 영업익 전분기比 74% 반등
해운 부문 매출은 1조81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 영업이익은 2279억 원으로 16.6% 늘었다. 2분기 1309억 원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이 한 분기 만에 74.1% 반등했다. 완성차해상운송(PCTC) 매출이 1조3659억 원으로 38.5%, 벌크 매출이 4478억 원으로 33.1% 증가했다.반등의 핵심은 유류할증료다. 현대글로비스는 2분기 600억 원가량 늘었던 유류비를 3분기에 할증료로 약 700억 원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계열 물량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으로 300억 원 이상이 더해져 해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약 1000억 원 늘었다. 할증료는 매출과 원가에 함께 반영돼 이익률은 다소 낮아지는 구조다.
유병갑 현대글로비스 기획재정본부장(CFO) 부사장은 3분기 반영된 할증료가 고유가 지속에 따른 유류비 증가분과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시점에선 과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분이 추가 이익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대도 빠르게 늘고 있다. 6500대급으로 환산한 3분기 운영 선대는 장기 용선 5척, 중장기 용선 3척이 더해져 106척이다. 4분기에는 10월 인도된 1척을 포함해 1만 대급 초대형 자동차선 4척을, 내년에는 1만 대급 대형선 10척을 추가로 들인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신조선은 모두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6500대급보다 50% 이상 크지만 연료비는 크게 늘지 않아 단위당 연료비는 오히려 줄어든다.
中 수출 1200만 대…"공급 과잉 우려 없다"
현재 해운 호황은 중국발 물량이 떠받치는 구조다. 손명호 현대글로비스 IR담당 상무는 "3분기 중국 완성차 수출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성장했으며 현재 글로벌 완성차 해상운송 시장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이 사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이 작년 700만 대 수준에서 올해 1200만 대 가까이 급증했다"며, "이는 신조선 발주 당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자동차운반선 공급 과잉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3년 대형선 30척을 발주했고, 이 배들은 2028년 상반기까지 인도를 마친다. 전문 선주사들이 올해 새로 발주한 60여 척은 2031년 이후에야 인도된다.
이 사장은 "2028년, 2029년에 신조 인도가 다 되더라도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는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꺼냈다. 이 사장은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대형선을 가장 먼저 인도받는 선사는 당사"라며, "단기·중단기 용선까지 최대한 확보해 스팟 시장의 '마켓 메이커'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의 중국발 해상 수출 물량 점유율은 12~13% 수준이다. 분기 운송 대수는 작년 12만~13만 대에서 올해 15만~18만 대로 늘었다. 5년 장기계약인 국내 고객과 달리 중국 고객은 스팟이나 1년 단위 계약이어서 운임 차이가 상당하고, 이것이 최근 PCTC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조선 장기계약에 대해서는 운임만 보고 고객을 고르기보다 현지 육상 물류와 KD 부품 포장까지 맡기는 고객을 우선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변수 영향은 제한적으로 봤다. 유럽 친환경차 수출 물량 제한과 관련해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비계열 물량이 PCTC 전체의 약 25%이고 그중 유럽행이 25% 정도"라며 "유럽행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도 전체 영향은 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홍해 통항은 선박과 선원 안전을 이유로 아직 재개하지 않았으며, 중동 상황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조심스럽게 재개를 검토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운임 3배…해외물류 '하반기 계약' 효과
물류 부문 매출은 2조95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영업이익은 2233억 원으로 19.6% 늘었다. 해외물류 매출이 2조4615억 원으로 22.2%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고, 국내물류는 4887억 원으로 0.1% 늘었다.해외물류 개선은 운임 계약 구조와 맞물렸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요 고객사와 반기 단위로 운임 계약을 맺는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중동 전쟁 전인 2월 말 1200 수준에서 현재 3600대로 3배가량 올랐고, 이를 반영한 하반기 계약 운임 인상 효과가 포워딩 매출과 마진 개선으로 이어졌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법인 내륙운송 물동량 증가도 보탬이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내년 상반기 운임 갱신에서도 개선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완성차와 부품 계열사의 KD 컨테이너 운송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비계열 포워딩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다만 유 부사장은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와 주요 항만 적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불안이 시황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물류는 완성차 내수·수출 판매량 감소에도 비계열 물량 증가로 전년 수준 매출을 지켰다. 손 상무는 "4분기 신차 출시 효과와 계절적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영업익 18.7% 감소…4분기 환차손 우려
유통 부문은 매출이 4조28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53억 원으로 18.7%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7%로 내려앉았다.외형 성장은 CKD 사업이 이끌었다. 신흥국 기술지원(T/A) 조립공장향 수출이 본격화되고 해외 신차 양산이 시작되면서 CKD 매출은 3조7230억 원으로 22.0% 늘었다. 기타유통은 알루미늄 등 물량 증가로 매출이 4000억 원으로 44.8% 늘었지만, 비철금속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오토비즈는 중고차 수요 둔화로 매출이 1667억 원으로 17.8% 감소했다.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2분기 1502원에서 3분기 1423원으로 약 80원 내렸다. 현대글로비스 환율 민감도는 10원당 영업이익 120억 원 수준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기타유통에서 알루미늄을 사들인 시점보다 매출 시점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손실이 났다"고 설명했다. 유 부사장은 "관련 위험을 줄이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 이익이 영업외이익으로 잡혀 세전이익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부담은 4분기에 더 커질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CKD 사업에서 환율은 1·2분기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3분기에는 중립 수준으로 내려왔고, 원화 가치 상승 영향은 4분기에 나타날 전망이다. 유 부사장도 계약 시점과 선적 시점의 환율 차이로 환차손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가이던스 '부합'…투자는 8000억대로 조정
현대글로비스는 연간 가이던스 달성을 자신했다. 앞서 제시한 목표는 매출 31조 원 이상, 영업이익 2조1000억 원 이상이다. 유 부사장은 "4분기 해운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연말 해외 공장 영업일수 감소와 원화 강세로 유통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연간 실적은 기존에 제시된 가이던스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4분기에 5170억 원 이상을 내야 영업이익 목표를 채운다.다만 투자 규모는 줄인다. 연초 1조2000억 원으로 제시했던 올해 투자액을 8000억 원대로 낮췄다. 3분기 누적 집행액은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 연구 거점 등 지분 투자 2741억 원을 포함해 5187억 원이다.
유 부사장은 "주요 투자 과제의 사업성과 투자 효율성을 재점검하고 대외 협의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집행 시기가 조정됐다"며, "미뤄진 프로젝트는 내년 투자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주당배당금(DPS)을 전년 대비 최소 5% 올리고 배당성향 25%를 유지하는 기존 정책을 재확인했다. 이 사장은 "최소 5% DPS 인상은 이미 시장에 공표한 약속"이며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 충족 여부는 연간 결산을 보고 주주총회 전에 결정해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2024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약속한 2030년까지의 로드맵이 조기에 달성될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3분기 실적"이라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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