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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단체화 앞둔 공인중개사협회, ‘친목회 네트워크’ 첫 손질 나서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3 15:57

용산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전경.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친목회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용산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전경.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친목회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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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부동산 중개업계의 ‘그들만의 네트워크’로 불려온 친목회에 대해 전수 실태조사가 처음으로 추진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전국 조직망을 활용해 친목회 규모와 성격을 파악하는 조사에 착수하면서, 업계 내부 권력 구조와 거래 관행까지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 겉은 친목, 속은 다르다?

지난 10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이번 조사를 전국 단위로 진행한다. 19개 시·도회와 256개 시·군·구 지회, 2000여 읍·면·동 분회를 통해 일주일간(4월 10~17일) 실태를 파악하는 구조다.
조사 방식은 기본적으로 설문 형태지만, 조직망을 통한 취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전수 파악’에 가깝다. 조사 항목은 친목회의 성격, 규모, 운영 방식 등 기초 정보 중심으로 알려졌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주로 친목회의 성격과 규모 등 정보를 취합할 예정”이라며 “향후 계획은 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친목회 자체를 문제로 규정하지는 않는 선을 분명히 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친목회라면 문제될 게 없고, 대부분 상식선의 자율 모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거래절벽 속 커진 폐쇄형 네트워크

이번 조사의 배경에는 시장 침체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량 감소로 매물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역별 중개사 간 네트워크가 더욱 폐쇄적으로 강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친목회가 단순 교류를 넘어 △매물 공유 △거래 정보 교환 △가격 형성 영향 등 기능을 수행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회원 배제나 특정 중개사 중심의 거래 구조가 형성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영등포구에서 영업 중인 한 A공인중개사는 “친목회에서 공동중개나 비회원 배제 문제가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역마다 분위기는 다르고, 거래가 거의 없는 지역은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처럼 거래가 활발한 곳은 네트워크가 강하게 작동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단순 정보 교환 수준인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 ‘실태 파악’ vs ‘통제력 확대’…엇갈린 해석

공인중개사협회는 이번 조사를 ‘기초 데이터 확보’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앙회관 1층 모습./사진제공=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앙회관 1층 모습./사진제공=한국공인중개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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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관계자는 “실태 파악이 우선돼야 대응 방법과 규모,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처럼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중앙정부나 지자체와의 공조 방안도 종합적으로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표면적으로는 실태조사지만, 향후 업계 내부 관리 강화나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협회가 최근 △담합 관련 입장 발표 △중개사 사칭 사기 주의 공지에 이어 이번 조사까지 잇달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법정단체 지정을 앞두고 영향력 확대 행보라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 자율조사 한계…'형식만 바뀔 수도'

다만 조사 방식의 한계도 분명하다. 강제성이 없는 자율 응답 구조인 만큼, 민감한 내용이 제대로 드러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친목회가 매물 배분이나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설문만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심층 인터뷰나 데이터 분석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영등포구의 A공인중개사는 “협회가 회원들에게 패널티를 주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정부 분위기에 맞춘 선제 대응으로 보인다”며 “결국 형식만 바뀌고 실제 운영은 그대로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규제 신호탄 될까…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정책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친목회 운영 과정에서 담합이나 거래 배제 등 문제가 확인될 경우, 지자체 단속이나 제도 개선 논의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협회가 직접적인 규제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정부·지자체와의 공조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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