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상장 주관사단 선정 이후 예비심사 청구 등 본격적인 IPO 절차에 아직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는 국내 증시와 미국 나스닥 상장을 병행 검토하며 전략과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일정, 2026년으로 넘어가나
최근 업계에서는 무신사 상장이 2027년으로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주관사단을 선정했지만,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나서지 않으면서 연내 상장 목표는 다소 유동적으로 전환된 양상이다.무신사 측은 속도전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올해 상장을 해야 할 만큼 급하지는 않다”며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제반 여건이 갖춰지는 시점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공모가 산정을 둘러싼 밸류에이션 협의가 걸림돌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플랫폼·패션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보수적으로 형성되면서, 기업가치 눈높이를 둘러싼 조율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상장 시점을 특정하기보다 시장 상황과 투자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을 재정비하는 단계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여기에 국내 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점도 일정 지연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상장 시장에 따라 적용되는 기업가치 산정 방식과 투자자 구성, 공모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상장 트랙을 병행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는 성장 스토리에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목표로 하는 10조 원 기업가치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해외 상장을 고민하는 배경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고평가 부담에도 ‘10조 밸류’ 고수 배경은
무신사가 기업가치 10조 원을 목표로 내세우는 배경에는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과 성장 스토리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패션 유통업체가 아니라, 브랜드 입점·데이터 기반 상품 기획·PB(자체브랜드) 확장 등을 결합한 ‘패션 플랫폼’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기존 오프라인 패션 기업과는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플랫폼 기업은 거래액(GMV) 성장성과 생태계 확장성을 기준으로 멀티플이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거래액 규모를 확보한 사업자로, 브랜드 수와 회원 수 측면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의 신규 회원 수는 164만 명을 기록했고, 누적 회원 수는 1600만 명이다. 지난해 거래액은 5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과 브랜드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성장성 외에 수익성 확보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특히 플랫폼 업종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과거 대비 보수적으로 형성된 점도 부담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무신사가 10조 원이라는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장 시점과 시장 선택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에서는 비교 기업군과 투자자 성향에 따라 적용 멀티플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성장 스토리에 높은 프리미엄이 부여되며 상대적으로 높은 몸값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 상장의 경우 공시 기준과 비용,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부담이 커지는 만큼 국내 상장만큼이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무신사의 상장은 속도보다 ‘적정 가치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일정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심사 청구 전 단계에서 상장 시장과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조율하는 경우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며 “속도보다는 적정 기업가치 확보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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