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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한미글로벌, 두바이·사우디에서 날개 달았다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9 17:22

쌍용건설 전경./사진제공=쌍용건설

쌍용건설 전경./사진제공=쌍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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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국내 건설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중견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이 중동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정비사업 수주 경쟁 격화로 국내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중견사들이 해외, 특히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쌍용건설과 한미글로벌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중동 시장을 공략하며 ‘중견사 글로벌 진출’의 대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 두바이에서 재확인한 쌍용건설 '고급 건축 경쟁력'

쌍용건설은 올 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약 3700억원 규모의 ‘애비뉴 파크 타워(Avenue Park Tower)’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중동 고급 건축 시장 복귀를 공식화했다. 해당 사업은 두바이 핵심 상업지구에 들어서는 복합 고층 건물로, 설계 완성도와 시공 정밀도가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프로젝트다. 쌍용건설은 가격 경쟁력보다 고급 건축 시공 경험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쌍용건설의 두바이 수주는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두바이 발주 시장은 한동안 저가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 악화와 품질 논란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시공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팜 주메이라, 아틀란티스 더 로열, 두바이 초고급 호텔·주거 프로젝트를 수행한 쌍용건설의 레퍼런스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이다.
특히 중동 발주처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 급등을 겪으면서, 공사 도중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공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사냐 중견사냐’보다는 실제 수행 능력과 현장 통제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쌍용건설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직 구조와 풍부한 해외 현장 경험을 앞세워 발주처 신뢰를 다시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 편입 이후 해외 주요지역 집중 전략에 따라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수주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쌍용건설은 주력시장인 싱가포르, 두바이, 적도기니 외 중미 지역에서도 글로벌세아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신규 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사진제공=한미글로벌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사진제공=한미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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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의 ‘컨트롤 타워’ 한미글로벌

한편, 한미글로벌의 중동 전략은 시공 중심의 접근과는 결이 다르다. 한미글로벌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프로젝트관리(PM)와 건설사업관리(CM)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사우디 ‘비전 2030’과 네옴(NEOM)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EPC 방식만으로는 관리가 어려운 초대형·복합 개발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어, PM 기업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사우디 대형 인프라 사업(메카 주거단지, 그린 리야드, 디리야 등)에서 PM 역할을 맡으며 공정 관리, 원가 통제, 리스크 관리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단순 자원을 넘어 사업 전반을 조율하는 ‘프로젝트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발주처 신뢰를 쌓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사우디 정부와 공공기관 입장에서도 메가 프로젝트의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PM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추세다.

네옴 프로젝트 역시 한미글로벌의 글로벌 역량을 부각시키는 대표 사례다. 네옴은 도시 개발·에너지·교통·산업 인프라가 결합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공정 간 충돌과 비용 관리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한미글로벌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사업 구조를 관리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 중견사 '선택과 집중' 해외 진출

업계에서는 쌍용건설과 한미글로벌의 성과를 중견사들의 해외 전략 변화와 맞닿은 사례로 본다. 과거 해외 진출이 외형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쌍용건설은 고급 건축과 복합 개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한미글로벌은 프로젝트관리(PM)·건설사업관리(CM)라는 전문 영역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중동 시장 환경도 중견사에게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은 2030년 전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 기업들이 후속 공사와 추가 용역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두바이 역시 관광·상업 인프라 확충 기조를 이어가며 고급 건축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중동 프로젝트의 의미는 작지 않다. 국내 주택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견사들에게 해외 수주는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PM·CM 사업은 자본 투입 부담이 적고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동에서 성과를 쌓아가는 쌍용건설과 한미글로벌의 행보는 중견사 해외 전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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