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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의지…현장 중개사 목소리 들어보니

주현태 기자

gun1313@

기사입력 : 2026-01-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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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 = 주현태 기자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 = 주현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거래가 묶인 상황에서 중과까지 겹치면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현장 반발과,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사이의 충돌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주택을 팔 때, 일반보다 더 높은 세율로 양도세를 매기는 제도다. 핵심은 매도 유인을 줄이고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정책 수단이다.

이재명 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예정대로 종료 의지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강경한 표현으로 정책 방향을 못 박은 것이다. 대통령은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세제 정상화를 강조했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상태에서 팔면, 이익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됐고,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부터 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1년씩 세 차례 유예해 왔다. 이 유예가 오는 5월9일 종료되면 사실상 4년간 이어진 감세 기조가 끝나게 된다.

대통령의 잇단 발언은 최근 집값 상승세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기준으로 50주 넘게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상승 폭도 확대됐다. 대규모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주택자를 압박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세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정책 실행 과정에서 일부 완화 장치도 제시됐다. 대통령은 “5월 9일까지 계약한 건에 대해서는 중과세 유예를 적용하는 방안을 국무회의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양도세 과세 기준은 잔금일 또는 등기일이지만, 특례를 통해 ‘계약일 기준’을 적용하면 통상 2~3개월의 시간을 벌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매매 절차가 길어진 현실을 고려한 조정으로 해석된다.

李, 양도소득세 중과 재가동…토허제·시장 반발 속 ‘정면돌파’

그럼에도 시장 반발은 거세다. 서울 전역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다주택자들은 “거래를 막아놓고 100일 안에 팔라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라고 반발한다.

서울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유예가 종료되긴 할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때 실패한 정책을 이렇게 빠르게 그대로 진행될지는 생각도 못했다”며 “이미 최악의 부동산 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최악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공인중개사도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들이 집 급매로 팔수 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마비가 오게 될 것”이라며 “현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처럼 다주택자들을 죄인이자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있다. 굉장히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집값 잡기 위한 카드로 평가지만, 시장 반발 굉장히 클 것”

전문가들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 시장 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며 “여기에 보유세까지 추가로 조정될 경우, 주택은 거주 목적의 실물자산을 넘어 희소성과 상징성이 강조되는 ‘지위재’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이 커질수록 수요는 분산되지 않고 오히려 한 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되면서 상급지, 특히 강남·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으로 수요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상급지의 공급 상단이 이미 제한된 상황에서 수요가 집중되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규제가 추가로 덧씌워질 경우 주택은 생활재가 아닌, 계층과 지위를 상징하는 자산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4월 중순까지 강남·한강벨트뿐 아니라 수도권 전반으로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유예 종료 이후엔 거래 절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이라도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해 보인다”며 “장특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장특공제가 축소될 경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과 다르게 흘러가야 한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 세제 강화가 공급 위축과 심리 자극으로 이어져 집값 급등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여전한 만큼, 같은 정책 수단의 재등장이 반복 학습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북구 내 공인중개사 한 씨는 "문 정부 시절은 집값을 상승하고자 한 게 아닌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점이 특징이었다. 공급을 줄여 청약을 로또복권으로 만들었고, 과도한 종부세·재산세로 하여금 손해보기 싫은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해 집값을 급등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결과 집값이 더 오를까봐 조급하게 매수한 사람도 허다했다. 징벌적 부동산 정책으로 피해를 본 건 부동산 투자자가 아닌 일반 서민으로, 사실상 정부의 신뢰감을 무너뜨린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중개사 또한 "문 정권 때 부동산 정책이 성공했다고 보는 국민은 당시 집을 팔았던 사람들로 소수에 불과하다. 실제로 2019년 3억원 하던 아파트 물건이 2021년 5억원으로 끌어올렸지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5억원 하던 이 집은 4억원으로 떨어졌다. 문 정부는 부동산을 최대 재산으로 간주하면서 세수 확보에 이용하고, 동시에 집을 돈으로 보지 말라고 했기에 모순이 컸다. 솔직히 부동산 정책만큼은 답답한 순간이 많았다"며 "문재인 정권이 순하게 부동산 집값을 잡으려했다면, 이재명 정권은 전부 다 막아놓고 매운 맛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고자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집값 상승을 막고자하는 정부의 의지는 공감하지만, 공급·금융·거래 규제와의 조합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정책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가동은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토허제와 맞물린 현장 충격을 어떻게 흡수할지에 대한 정교한 후속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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