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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40분·PPT 1500장’ 구속 면한 MBK 김병주…‘홈플러스 사태’ 불씨는 여전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4 13:46

김병주 및 경영인 등 4명 구속영장 기각
법원 "구속 정도의 혐의 소명 부족" 판단
한숨 돌렸지만 면책 아냐…신뢰 회복 관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사진=박슬기 기자, MBK파트너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사진=박슬기 기자, M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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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영장실질심사 13시간 40분, 준비된 프레젠테이션(PPT)만 1500장.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MBK파트너스(이하 MBK) 회장이 구속을 면하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자료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MBK 및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며 법적 분수령은 넘겼지만, 사태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박정오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 김정환 MBK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4일 새벽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부(김봉진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지난 7일 김 회장을 비롯한 MBK 및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다.

또 김 회장을 제외한 임원 3명은 1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위반)와 감사보고서를 조작한 혐의(외부감사법 위반), 신용평가사 등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도 받는다.

법원, 구속영장 기각…"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 부족"

박정오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본건 쟁점과 그에 대한 검찰의 소명 자료와 논리, 피의자의 방어 자료와 논리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판절차와 달리 영장심사에서는 피의자가 검찰 증거에 접근할 권한이 없어 검찰 증거의 내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없다”며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진술증거에 대해 피의자가 증인을 대면해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도 없는데, 특히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 논리에 근거한 증명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해서는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명 정도와 수사 경과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로 인한 구속의 필요성보다는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의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3시간 40분' 역대 최장 구속 심사…1500장 PPT 준비

13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영장실질심사는 그날 오후 11시 40분까지 계속됐다. 총 13시간 40분 만에 종료됐는데, 이는 1997년 영장실질심사 도입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이다. 종전 최장 기록은 2022년 12월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10시간 6분 심문 끝에 구속된 서훈 전 국정원장이었다. 이번엔 그보다 3시간 더 길었다.

영장실질심사는 검찰이 약 500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으로 시작한 이후 MBK 변호인단 측이 약 1500쪽 분량의 PPT를 준비해 8시간 동안 방어 논리를 펼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구조가 복잡하고, 양측의 설명이 길어진 데다 피의자가 여러 명인 점 등 복합적인 이유가 역대 최장 시간의 심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악은 피했다…한숨 돌린 MBK·홈플러스

경영진 구속을 면하면서 MBK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는 피하게 됐다. MBK 측은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직후 “검찰은 그간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MBK와 홈플러스의 노력을 오해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한 MBK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간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감내해왔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의 경영진의 판단과 지난 10개월간 홈플러스의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점 등을 볼 때 MBK에 대한 책임과 비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사태에 대한 불씨는 남아 있다”고 봤다.

홈플러스 역시 한숨 돌리게 됐다. 중단될 위기에 놓였던 정상화 작업이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될 수 있어서다. 경영진 공백이라는 최악의 변수가 제거되면서 채권단 협의와 회생계획안 마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회생절차 자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이것이 곧 책임 논란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생 과정에서 MBK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고, 어떤 방식으로 신뢰 회복에 나설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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