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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의 단상] 일등보다 일류, ‘진옥동’의 진心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1-08 05:00 최종수정 : 2025-11-10 11:34

선한 영향력으로 금융에 품격을 더한 리더십
고객 신뢰·정도경영 기조로 5조 클럽에 진입
비은행 경쟁력 관건… 연임 여부에 쏠린 시선

[김의석의 단상] 일등보다 일류, ‘진옥동’의 진心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일등보다 일류.”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되새겨온 말이다. 단순한 경영 구호가 아니라,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묻는 질문에 가깝다. 순위보다 본질을, 이익보다 신뢰를 먼저 세우겠다는 그의 신념이 그 한마디에 응축돼 있다.

진 회장은 숫자보다 고객을,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해왔다. ‘실적 지상주의’ 대신 ‘신뢰 중심 경영’으로 무게추를 옮긴 것이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세우겠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서 금융의 품격이 결정된다.” 그의 신념은 신한금융이 지향하는 ‘일류 금융’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이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이름 아래,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ESG, 포용금융, 스타트업 지원 등 사회적 확장을 위한 행보가 이어졌다. 대표 사례가 ‘신한 스퀘어브릿지’다. 청년 창업을 돕고 지역과 상생하는 혁신 플랫폼으로, 서울·인천·부산을 넘어 베트남 호찌민까지 뻗었다. 일회성 기부가 아닌 지역 생태계와 맞닿은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든 점이 돋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2025년 3분기 기준 친환경금융 6조5000억원, 포용금융 5조1000억원을 달성하며 ‘선한 금융’ 실천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5년 3분기 기준 친환경금융 6조5000억원, 포용금융 5조1000억원을 달성하며 ‘선한 금융’ 실천을 확대하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에도 속도를 냈다. ‘따뜻한 프로페셔널’을 인재상으로 내세워 수평적 소통과 자율의 문화를 심었다. 취임 직후 전국 지점을 돌며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신뢰받는 금융의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회장실 문턱을 낮추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직원이 고객을 신뢰하고, 고객이 금융을 신뢰하는 선순환 구조. 그것이 진 회장이 그리고 있는 조직의 미래다.

‘정도(正道) 경영’은 위기 때 더욱 빛났다. 일부 금융지주가 대출 비리로 신뢰를 잃을 때, 그는 친인척 대출 전수조사를 지시하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스캔들 제로’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었다. 신한은행의 ‘책무구조도’ 도입은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의 결과였다. 정보보호 교육에는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정보가 빠를수록 윤리의 속도도 맞춰야 한다.” 진옥동이 말하는 ‘선한 금융’은 결국 ‘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이택상주(麗澤相注)의 마음으로 사회와 이웃의 부족함을 채우자.” 그의 메시지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의 낮은 수수료, 빠른 정산 정책으로 구체화됐다. 신한금융이 올해 창출할 사회적 가치는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단기 성과주의와 거리를 둔다. 계열사 사장회의에서 실적 보고를 금지한 것도 그 때문이다. “계수는 CFO의 일이지 CEO의 일이 아니다.” 숫자는 결과일 뿐, 고객과 미래 경쟁력이 우선이라는 믿음이다. 디지털 전략 또한 기술이 아닌 ‘사람’을 향한다.

은행 점포가 빠르게 줄어드는 환경 속에서도 그는 ‘AI 지점’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인공지능 상담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비대면과 대면의 경계를 허물었다. 고객이 체감하는 ‘따뜻한 디지털 금융’을 구현한 것이다. 금융 용어를 쉽게 바꾸고, 원터치 서비스로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결과 그룹 월간활성이용자(MAU)는 3000만 명에 근접했다. 비대면에 낯설던 40~50대 고객의 이용률도 크게 늘었다.

신한금융그룹은 ‘밸류업(Value Up)’ 전략을 통해 2025년 말 총주주환원율 47% 달성을 목표로, 수익성과 자본 비율을 함께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밸류업(Value Up)’ 전략을 통해 2025년 말 총주주환원율 47% 달성을 목표로, 수익성과 자본 비율을 함께 높이고 있다.


성과는 조용히 따라왔다. 신한은행은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고, 그룹 순이익은 4.3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손익 비중도 15%를 돌파했다. 그러나 진 회장은 “성과는 신뢰의 부산물”이라며 자화자찬을 경계한다.

밸류업(Value Up)에 대한 그의 의지는 구체적 수치로 이어졌다. 주주의 신뢰를 고객 신뢰만큼 중시하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ROE 10%, 환원율 50%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고, 올해 환원율은 이미 47%를 넘어섰다. 취임 당시 3만원대였던 주가는 7만원을 돌파했다. 시장은 그의 ‘정도 경영’을 숫자로 보상하고 있다.

다만 비은행 부문 경쟁력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특히 손해보험 부문의 존재감이 약하다. 신한EZ손해보험이 혁신 시도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자본력의 한계는 분명하다. 손보 시장이 ‘빅4’ 중심의 과점 구조인 만큼, 중소형사가 입지를 넓히기 쉽지 않다.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손보 부문 보강이 필수다. 시장에서는 중형 손보사 인수설이 꾸준히 거론되고, 진 회장도 “적절한 기회가 오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명보험·카드·캐피탈 부문 역시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그의 존재감은 대외에서도 빛을 발한다.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참석해 금융의 역할을 제안했고, 대통령의 뉴욕 순방에도 동행했다. 민간 자금을 혁신산업과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행보다. 실무형 리더십이 살아 있다는 평가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선한 금융’ 실천, 주주환원 강화, 디지털 전환 가속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하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차기 리더십 안착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선한 금융’ 실천, 주주환원 강화, 디지털 전환 가속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하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차기 리더십 안착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일본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법인장을 지낸 ‘일본통’으로서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점도 차별화된다. 단순한 해외 네트워크를 넘어 글로벌 거버넌스와 주주 소통 능력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취임 직후 골프와 술을 끊고 경영에 몰두한 절제의 리더십은, 조직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토대가 됐다.

규모가 아닌 방향으로, 속도가 아닌 깊이로, 일등이 아닌 일류로.

진옥동 회장이 말하는 신한금융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다. 고객을 존중하고, 직원을 신뢰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금융. 그것이 그가 말하는 ‘일류’의 품격이자 신한금융이 그리는 내일이다.

오는 12월 초, 차기 회장을 추천할 회추위가 열리면 금융권의 시선은 다시 그에게로 향할 것이다. 숫자가 아닌 신뢰로 증명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2막(연임)’이 열릴지, 시장은 조용히 그 향방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의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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