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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차등 성과급'에 합의 불발...비메모리 차별 vs 성과주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0 14:41 최종수정 : 2026-05-20 18:52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벌인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노조의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두고 또 다시 결렬됐다.

20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사측 경영진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됐다"며 "예정대로 내일(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지난 19일 22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사측은 20일 11시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결국 중노위 진행에 의해 사후조정이 종료됐다"고 했다. 또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조정이 종료된 데 대해 안타깝다"며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날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문제에 동의하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회사는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은 수용했다"면서도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는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적자 사업부' DX 파운드리 성과급 이견

삼성전자가 언급한 대표적인 '적자 사업부'는 DS부문 내 비메모리 사업부인 시스템LSI·파운드리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수 조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차등 성과급'에 합의 불발...비메모리 차별 vs 성과주의
삼성전자 성과급은 연간 실적 목표를 기준으로 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연 2회 반기별 실적 달성도에 따라 주는 목표달성장려금(TAI)가 있다. 최근까지 OPI는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등 DX부문에 동일하게 지급하고 있다. 단 TAI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준다. 예를 들어 지난 2025년 OPI는 개인연봉의 최대 47%가 DX부문에 공통 적용됐다. 반면 그해 하반기 TAI는 메모리 월 기본급의 100%,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는 25%가 책정됐다.

삼성전자가 DX부문 OPI 지급율을 동일하게 유지한 이유는 비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조직을 독려하고 내부 불만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회사가 지난 2018년 시스템 반도체 1등을 목표로 '반도체 비전 2030'을 시행할 때, 메모리 인력들이 비메모리로 대거 이동하는 인력 재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메모리 초호황'으로 기록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삼성전자는 'DX부문 차등 성과급' 카드를 꺼내들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삼성전자 임금협상 회의록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3월 메모리 사업부에 연봉의 607%에 달하는 성과급을 제시한 반면, 비메모리에는 50~100% 성과급을 책정했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사과에도 협상 결렬...21일 총파업 예고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협상을 벌여왔다.

기존 노사 갈등 핵심은 OPI가 개인연봉의 최대 50%로 제한되는 '성과급 상한'이었다. 앞서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한 바 있다. 올해 반도체 초호황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성과급 격차가 급격히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노조 반발을 불러왔다. 집중교섭과 정부의 1차 조정 기간에서는 사측이 반도체 1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상한 폐지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상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하며 맞섰다.

삼성전자, 반도체 '차등 성과급'에 합의 불발...비메모리 차별 vs 성과주의이미지 확대보기

이번 조정은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공개 사과한 이후 진행됐다. 기존 성과급 제도화 문제와 관련해 노사 합의가 어느정도 진척을 이루며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사업부별 성과급 차등 지급 문제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은행·JP모건 등은 18일간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30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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