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KT 대표. / 사진=KT
22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는 기업 총수 등 15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이 중 김영섭 대표는 제외됐다.
앞서 지난 4일 KT는 정부가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5개 정예팀 선정 사업에서 최종 탈락한 바 있다. 이로 인해 KT는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해당 사업에서 SK텔레콤은 주관기관으로서 정예팀으로 선정됐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 컨소시엄에 참여기관으로 함께 한다.
이로써 KT는 이재명 정부 들어 국가적 주요 의사결정이나 공식 선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방미 경제사절단은 조선·방산·반도체 등 미국과 주요 사업을 함께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KT는 미국에서 따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없는 만큼 사절단에 합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KT가 정권 교체와 맞물려 또 다시 지배구조 리스크가 노출되는 것은 아니냔 목소리도 나온다.

황창규 전 KT 대표. / 사진=KT
KT는 그간 정권이 바뀌면 회사 수장이 바뀌는 양상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취임한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4명이 연임에 실패하거나 임기를 남겨두고 물러난 바 있다.
김영섭 대표는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8월 말 선임된 인물이다. 이재명 정부로 교체 후 김영섭 대표 연임은 위태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영섭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황창규닫기

황창규 전 대표는 2014년 최초 선임 당시 2017년까지 3년간 임기를 모두 마쳤다. 이어 2017년 한 차례 연임해 2020년까지 총 6년간 재임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는 등 여러 구설수에 휘말렸지만, KT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연임 임기를 모두 채운 CEO이기도 하다.
황창규 전 대표 연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실적 개선·5G 등 신사업 성과가 주요하게 작용했고, 경영 성과에 힘입어 연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AI 사업에서는 정부 사업 탈락으로 주춤하는 듯했지만, AICT(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독자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개발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영섭 대표가 계속해서 정부 행사에 제외되는 것은 연임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지점이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황창규 전 대표도 정치 리스크 속에서 연임에 성공했고 모든 임기를 마쳤기 때문에 김영섭 대표 연임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기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