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희닫기

보험, 자산운용, 증권 등 한화금융 계열사를 두루 거친 ‘한화맨’인 그는 올해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실적회복과 성장전략 모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그동안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수익을 올려왔다. 2020~2021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IB 부문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하지만 2022년 영업환경 악화에 당기순이익은 -549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후 대손비용 부담이 줄며 2023년 93억 원, 2024년 38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2024년 실적에는 토스뱅크 지분이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되면서 발생한 일회성 평가차익이 포함돼 있다. 2025년 1분기에도 37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자산 발굴과 전략적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 역량을 키우고 신사업 기회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두나무에 대한 투자로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토스뱅크 투자로 인터넷전문은행과 협업을 확대해 디지털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뮤직카우에 투자해 신종자산 발굴과 토큰증권(STO) 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디지털 금융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투자를 선별적으로 발굴해서 글로벌 사업의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년 3월 말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1조 7,363억 원(별도 기준 1조 7,356억 원)으로 중형 증권사 앞단에 서 있다. 보유지분 평가금액 상승 등으로 자기자본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평가손익에 따라 자본 변동성이 내재돼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2025년 1분기 기준 662%로, 중형 증권사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했다. 웹·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WTS/MTS)을 통해 브로커리지와 신용공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에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웠다. 싱가포르 법인은 IB 전문 법인으로, 비상장 기업 투자나 대체투자 상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중견 증권사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진출을 한층 확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대기업인 Lippo그룹 산하의 중형 증권사 'PT Ciptadana Sekuritas Asia'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디지털 금융사업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핀테크 선도 기업 등에 지분을 출자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변화하는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 중이다. 또한, 자체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아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자산 정보를 한 눈에 보여주는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운영 중으로, 개인 별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5년 5월에는 ‘주식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주식담보대출을 고금리에서 낮은 금리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대출 상환 없이도 기존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갈아탈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사전에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세금·연금 상품과 연계한 절세 서비스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한 고객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토스 앱과 토스뱅크를 통한 계좌 개설, 채권 서비스, 연금저축 제휴 서비스를 함께 운영 중이다.
증권사 평가에서도 성과를 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국민연금공단의 ‘2025년 하반기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선정에서 중형사임에도 불구하고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반거래 1등급을 받았다.
또한, 2025년 7월 한국벤처투자(KVIC)가 주관한 모태펀드 2차 사업에서 ‘미래환경 스케일업’ 부문 운용사(GP)로 최종 선정되며 운용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본부장과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 거쳤으며, 2021년에는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3년 3월에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으며,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실적 회복과 전략적 투자 성과가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리스크 관리다. 부동산 PF 부문과 투자 지분의 가치 변동성 등이 리스크로 꼽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5년 6월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보고서에서 “부정적 영업환경 아래 수익성이 떨어졌고, PF 관련 자산 건전성도 저하됐다”며 “이익 누적과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적정성을 관리 중이지만, 지분투자에 따른 변동성이 내재한다”고 분석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