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NH·LS·BNK·상상인·흥국증권 등 5개 증권사가 발표한 SK하이닉스 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관이 추정한 평균 매출은 20조7804억원, 평균 영업이익은 8조9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7%, 영업이익 64%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대비로는 각각 18%, 19% 늘어날 전망이다.
추정치는 역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 최고 실적은 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을 기록한 2024년 4분기다. 2개 분기 만에 신기록 달성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이 크게 오른 것은 미국 마이크론 실적 발표 이후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지난 3~5월 매출 93억달러(약 12조6400억원), 주당순이익 1.9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보다 매출은 5% 높았고, 순이익은 20% 초과 달성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HBM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AI 수요를 깜짝 실적 이유로 꼽았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HBM3E(5세대)를 공급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분야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가 올라간 것이다.
이번 2분기엔 달러·원 환율 하향 안정화로 수출기업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고부가가치 HBM 판매 호조로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회사 D램 매출 가운데 HBM이 45% 가량일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중에서는 HBM3E 12단 제품이 절반 이상으로 예상된다. HBM3E 12단은 엔비디아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탑재되는 제품으로 기존 8단 대비 단가가 6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도 HBM3E 12단 판매 비중이 지속 확대로 실적 모멘텀이 더 강속화 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3·4분기 각각 10조원대 안팎의 영업이익을 연속해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HBM4(6세대) 경쟁이 본격화 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서 대만 파운드리 TSMC와 손잡았다. HBM3E에선 직접 만들던 베이스다이(반도체 1층)를 HBM4 TSMC에 맡긴다.
이민희 BNK증권 연구원은 "HBM4는 원가 상승으로 이익률이 15~20%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HBM3E 12단 보다 30% 이상 가격 프리미엄을 받기에 전체 수익성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