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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홈플러스의 평행이론? 책임자는 뒷짐지고 피해자들은 운다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5-06-25 15:25 최종수정 : 2025-06-25 15:54

티몬 회생절차 마무리에 홈플러스도 기대감
'반쪽짜리 회생'…책임자는 여전히 '뒷짐' 비판
책임 회피에 피해자만 ‘눈물’…구제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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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홈플러스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티몬, 홈플러스

티몬과 홈플러스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티몬,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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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최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티몬과 홈플러스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둘 모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는 평가를 받은 점 그리고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부분 등에서다. 무엇보다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은 뒷짐지고, 정작 피해자들이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모습은 똑 닮아있다. 최근 티몬이 오아시스에 인수되면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도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가 일고 있지만, 이 역시 ‘반쪽짜리 회생’에 지나지 않을 거란 지적도 만만찮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이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회생절차를 끝내면서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를 추진 중인 홈플러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티몬이 제시한 변제율이 0.7% 수준임에도 법원의 강제인가가 떨어지면서 홈플러스에도 희망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티몬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산가치 보장 원칙을 충족하고, 회생채권자 전체 의결권의 59.7%가 동의한 점이 고려됐다. 회생계획 인가 전 성사된 M&A를 통해 인수대금이 모두 납입돼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과 근로자의 고용보장에도 도움이 되는 점 등도 근거가 됐다.

다만 ‘티메프 사태’의 피해자 단체인 ‘검은우산비대위’(이하 비대위)는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측은 “대규모 사태를 일으킨 경영진은 어떠한 사재도 출연하지 않았고, 티몬이 0.75%의 변제만으로 회사의 모든 채권을 청산받으면서 그에 따른 기존 경영진의 책임도 사라졌다”며 “피해자들은 0.75%로 그들의 피해를 탕감받지 못하고 채무에 대한 100%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정부에 대해 ▲회생기업과 균등한 회생의 기회 제공 ▲구영배 등 경영진에 대한 분명한 응징 ▲특별법 신설을 통한 재발 방지 및 피해 구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티몬이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약 1년 만에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피해자들은 사실상 버려졌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티몬의 회생절차 마무리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어떨까.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0일 홈플러스의 인가 전 M&A를 승인했다. 매각은 사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내정해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방식은 티몬의 인가 전 M&A 방식과 같다.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2조5059억 원으로, 청산가치인 3조6816억 원보다 1조1757억 원 낮다. 청산가치 보장원칙에 따라 계속기업가치와 매각가를 더한 금액이 청산가치를 넘어선다면 회생계획안 인가 요건을 맞출 수 있게 된다. 현재 홈플러스의 매각 금액은 1조 원 안팎으로 책정되고 있다.

티몬 사례에서 말이 많았던 변제율도 중요하다. 홈플러스의 회생채권은 2조7000억 원 규모로, 이 가운데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1조2000억 원(비중 44.6%)를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그룹의 변제율만 보장하더라도 회생계획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문제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유통업황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정권 교체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현재 인수 후보자로 네이버, GS그룹, 한화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인수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노동자들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인가 전 M&A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2조5000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소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권을 비롯해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런 대가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이를 두고 “무책임한 탈출”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회생기업 M&A는 통상적으로 기존 주식을 대부분 소각하는 데다 홈플러스 주식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MBK의 무상소각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당연한 수순을 희생처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회생절차상 주주가 회생채권자보다 불리하도록 권리의 차등을 둬야 하도록 돼 있어 회생채권자의 권리가 제한되는 만큼 주주도 자본감소(감자)를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때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경우라면 청산 시 주주에게 분배될 잔여재산이 없음에 따라 주식의 경제적 가치가 ‘0’일 수 있고, 그에 따라 보유 주식을 100% 감자하더라도 실제적인 효과는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 조사위원이 제출한 자산보고서에 의하면 홈플러스는 자산이 부채보다 4조 원 많은 상태로, 주식의 가치가 상당함에 따라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주주가 경영상의 책임을 지고 인수 전 M&A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2조5000억 원 상당의 보통주 전량을 무상소각하겠다는 것은 주주의 큰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티몬과 홈플러스 회생이라는 대의 아래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구제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두 기업의 책임자인 구영배 전 대표와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MBK파트너스 회장 모두 사재 출연을 하겠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말을 아끼고 있는 점은 피해자들의 답답함을 더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 사례를 통해 홈플러스의 강제인가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규모가 큰 만큼 파산 시 그 파장이 크기 때문에 (강제인가)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인수후보가 쉽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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