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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이미 시작된 한진칼 경영권 분쟁…호반그룹 준비된 장기전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5-16 06:00

한진그룹 신용도 상승 역설…“피인수 시 매력적”
조원태 회장 ‘낮은 지분율’…경영권 불안 지속 우려

대한항공 신용등급 변동 기준 및 주요지표 추이./출처=한국신용평가

대한항공 신용등급 변동 기준 및 주요지표 추이./출처=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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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한진칼을 둘러싼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과 호반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관점에서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호반그룹에 더욱 유리해진다. 이는 단기적으로 호반그룹이 한진칼 경영권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16일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각각 한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한진칼(A-, 안정적)은 한진그룹 지주사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신용도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대한항공(A0, 안정적)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시장 지위 강화 및 이익개선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신용등급 상승은 호재 중 하나다. 외부조달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그룹 전체 신용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그간 이어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단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입지도 강화되는 격이다.

한편, 호반그룹 계열사(호반건설, 호반, 호반호텔앤리조트)들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 현재 합산 지분율은 18.46%로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가능성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진칼·대한항공, 신용등급 상승…호반그룹이 웃는 이유

건설과 항공은 레버리지(부채)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비동종 고위험 산업 간 결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다. 호반건설을 포함해 이전에도 여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항공사 인수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그 원인 중 하나로는 ‘레버리지 중복’이 꼽힌다.

호반그룹이 20%에 가까운 한진칼 지분을 보유했지만 당장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원태 회장은 산업은행, 델타항공 등 우호세력을 포함 시 46%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반그룹 입장에서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앞서 언급한 크레딧 리스크 탓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반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이 쌓인다는 점에서 장기전을 선호하게 된다.

조원태 회장 ‘낮은 지분율’…경영권 불안 지속 우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 근본적으로는 조원태 회장과 호반그룹의 싸움이 된다. 개인과 기업의 조달력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단연 조원태 회장이 불리하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한진칼이 외부자금을 조달하면 오히려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조원태 회장 입지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기업에 경영권 방어수단이 많을수록 신용등급은 낮은 경향이 있다. 일반주주 권한을 약화시키고 경영 투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채권자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높아지는 요인이다.

우호세력도 한계가 있다. 현재 경영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지목되는 곳은 한진칼 지분 10.5%를 보유한 산은이다. 산은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단기내 호반그룹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산은도 영원히 한진칼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여타 우호세력이 산은 지분을 인수해 조원태 회장을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우호세력을 제외한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호반그룹 지분율과 큰 차이가 없다.

결국 한진칼을 지배할 수 없는 조원태 회장의 낮은 지분율이 아킬레스건이다. 경영권 불안은 지속될 여지가 있는 가운데 시간은 호반그룹 편인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호반그룹에도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호반그룹이 장기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압도적으로 높아야 분쟁 우려가 사라지는데 재원 마련 수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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