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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조 투자한 '키옥시아' 엑시트 급할 것 없는 이유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09 16:02 최종수정 : 2024-12-10 16:51

일본 낸드 업체 키옥시아 4수 끝에 18일 도쿄 증시 상장
하이닉스, 낸드 영향력 확대 위해 키옥시아 지분 투자 단행
‘든든한 HBM’ 하이닉스, 투자금 회수보다 전략적 판단 가능성

SK하이닉스, 4조 투자한 '키옥시아' 엑시트 급할 것 없는 이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가 약 4조원을 투자한 일본의 메모리반도체 업체 ‘키옥시아’가 우여곡절 끝에 도쿄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가 현금 확보를 위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주요 주주로서 키옥시아의 중요 사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만큼 낸드 시장 영향력을 위한 지분 유지 등 전략적 선택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 키옥시아는 오는 18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거래소 승인은 완료됐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약 7500억엔(한화 약 6조8000억원) 수준이다.

키옥시아는 도시바의 낸드메모리 사업이 독립해 ‘도시바메모리’로 2017년 출범했다. 당시 미국의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56%, 도시바가 41%를 각각 출자했다. 이후 2019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으며 현재 글로벌 낸드메모리 점유율 3위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을 통해 약 4조원을 키옥시아에 투자했다. 컨소시엄이 만든 펀드 출자자로 참여해 키옥시아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형태였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키옥시아의 의결권 지분 15%를 유지할 수 있다. 이후에는 출자를 통해 지분확대가 가능하다.

키옥시아가 2020년 본격적인 IPO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의 엑시트 기대감이 높아졌다. 당시 일본에서는 키옥시아의 상장을 두고 2018년 소프트뱅크 이후 최대 규모 IPO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의 수혜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키옥시아가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로 IPO를 철회하면서 SK하이닉스의 투자금 회수도 미궁으로 빠졌다. 키옥시아가 이듬해인 2021년 다시 IPO 도전에 나섰지만, 이번엔 미중 무역 갈등과 낸드 업황 불황으로 또 다시 상장을 뒤로 미뤘다. 이후 올해 8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IPO 신청하고 3수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 금융당국의 IPO 목표액 축소 요구로 일정을 연기했다. 결국 키옥시아는 당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상장 승인을 받아냈다.

드디어 키옥시아가 상장을 눈앞에 두면서 SK하이니스의 엑시트 가능성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의 SK하이닉스 엑시트가 급할 게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할 당시와 상황적으로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유다. 오히려 주요 경쟁사의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더 실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할 당시 글로벌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SK하이닉스,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이 10% 안팎의 비슷한 점유율로 치열한 2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으로 몸집을 불리며 확실한 업계 2위(점유율 약 20%)로 올라섰다. 이제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46%)를 추격함과 동시에 아래 주자들까지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투자 기업이지만 주요 경쟁자인 키옥시아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키옥시아가 상장 이후에도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주요 주주로 영향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엑시트를 통한 재무개선과 투자자산 손실 회복 등의 부담도 적다. 업계에서는 키옥시아의 IPO가 지연될수록 SK하이닉스의 투자자산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키옥시아 특수목적 법인에 대한 평가손실은 약 1912억원 수준이다.

반면 투자자산 손실 등이 적용되는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조3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상반기(7조4499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3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며 완연한 회복세다. 특히 3분기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은 5조753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말 현금성자산도 약 10조원 수준으로 반도체 호황기(약 8조원)보다 더 많은 수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키옥시아 엑시트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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