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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칼 위기’ 구광모와 신동빈 180도 다른 인사 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02 00:00

신학철 LG 부회장 유임…3조 핵심자산 매각 추진
롯데케미칼 1년만에 수장 교체…고강도 인적쇄신

‘케미칼 위기’ 구광모와 신동빈 180도 다른 인사 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글로벌 석유화학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촉발된 이번 불황이 과거처럼 다시 반등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는 위기감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가는 방향은 다르지 않다. 핵심 자산 매각, 대대적 구조조정이다.

하지만 두 기업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된 LG화학과 기초소재 부문에 집중 투자한 롯데케미칼 차이다. 그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게 이번 그룹 인사다.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 회장은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LG화학 부회장 유임을 확정했다. 1957년생 신 부회장은 대표이사 임기가 내년 3월로 거취가 관심사였다. 구광모 LG 회장은 조직 쇄신을 위해 ‘젊은 CEO’를 내세우는 것을 선호해 왔음에도 신 부회장만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 부회장 유임 결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LG화학 사업전환 작업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2018년 3M에서 영입한 회사 첫 외부 출신 CEO다. 신 부회장은 ‘화학에서 과학 기업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3대 신사업(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육성을 주도해 왔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은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던 전남 여수 NCC(나프타 분해시설) 2공장 매각 소문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2018년 2조60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준공했다.

그러나 중국발 불황 여파로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지난해 국내 업체 등에 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작업이 여의치 않자 해외 매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을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지분 49%를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매각 대금은 3조원 수준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NCC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석유화학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현금창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기에 장기적 경쟁력을 가져가기 어렵거나 외부 조달이 용이한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축소하는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LG화학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9조1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8조8000억원으로 3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21조9000억원에서 28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는데, 올해 석유화학 부문이 370억원 수준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탓이다. 그나마 전기차 캐즘에도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8000억원)과 배터리 소재가 중심이 된 첨단소재 부문(4600억원)이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은 롯데케미칼 수장을 1년 만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달 28일 열린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이훈기 총괄 대표와 황진구 기초소재 대표가 물러났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군 회사들은 임원 30%를 감축하기로 하는 고강도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총괄 대표·기초소재 대표 자리는 이영준 첨단소재 대표가 잇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현재 위기를 기초소재 의존도와 신사업 부진이 초래했다고 진단하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전문가에게 쇄신 임무를 맡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더 암울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부진은 더 심각한데 이를 만회할 다른 사업도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7600억원, 2023년 3500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만 6600억원에 이른다. 기초화학 부문에서만 올해 6400억원 적자를 냈다. 배터리 소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3분기 영업손실 31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재무 위기 극복과 사업구조 전환에 ‘올인’ 하기로 했다. 지난 5월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5조원 잉여현금(FCF)을 창출해 재무 건전성을 우선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사업 철수와 자산 매각 등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로 2조3000억원, 운영 효율화 8000억원, 투자 감축 1조9000억원 등이다.

그 시작으로 지난 10월 미국 법인인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LCLA) 유상증자 이후 지분 40%를 매각해 총 1조4000억원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국내 NCC, 말레이시아 LC타이탄,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지분 등도 매각 가능성이 열려있다.

롯데케미칼 실적 악화는 최근 일어난 기한이익상실(EOD) 이슈를 유발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케미칼 연결 차입금 및 회사채 규모는 5조원이 넘는다. 롯데케미칼 재무 부담은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 신용도 위기로 어이질 수 있다.

시장 신뢰도 하락한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이슈 코멘트를 통해 “롯데그룹은 구체적 사업 재편이나 재무구조 개선 방안과 이행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가시적 자구계획 성과가 나타나지 못할 경우 실적이 부진한 주요 계열사 신용도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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