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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굳힌 오뚜기, 축배 대신 고삐 죈 이유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04 16:51

오뚜기, 지난해 매출 3조4545억원 사상 최대치
'진'·'보들보들' 라면 인기지만, 해외 매출 9.6%
농심·삼양 해외 매출 절반 이상…"인지도 주력"

오뚜기 진라면. /사진=오뚜기

오뚜기 진라면. /사진=오뚜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오뚜기가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출 3조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여전히 10%대를 넘지 못하는 등 글로벌 전략에 대한 오뚜기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라면, 소스를 필두로 글로벌 사업 조직을 재편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매출이 3조4545억원으로, 전년(3조1833억원) 대비 8.5%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2549억원으로, 전년(1857억원)보다 37.3%나 올랐다.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즉석밥,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오뚜기는 해외 매출 비중이 여전히 10%대를 넘지 못하면서 축배보다는 고삐를 죄었다.

실제로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3325억원으로, 전년(3265억원)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6%에 불과했다. 동종업계 농심,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오뚜기는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4곳에 법인을 마련했다. 해외 생산공장은 총 6곳으로, 중국과 뉴질랜드는 원료 위주로 생산한다. 베트남에서는 라면을 찍어내고 있으며, 미국은 공장 증설을 계획 중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오뚜기 글로벌 수출 현황. /사진=오뚜기 홈페이지

오뚜기 글로벌 수출 현황. /사진=오뚜기 홈페이지

오뚜기는 지난해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일궜다.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이 1044억원으로, 전년(922억원) 대비 13.2% 증가한 것이다. 이에 해외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이다. 미국 내 유통망에 진라면, 보들보들치즈라면 등 주력 제품을 입점해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오뚜기는 전 세계 65개국에 K푸드를 알리고 있다. 특히 대만, 홍콩, 태국 등 아시아권 맥도날드, 버거킹 매장에 케챂, 마요네스, 너겟 소스 등을 납품한다. 미국, 중국, 대만, 호주 코스트코 매장에도 자사 주력 제품인 진라면을 진열했다. 베트남에서는 무슬림을 겨냥한 할랄 인증 라면도 만들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소스, 면, 농수산 가공품 등 매출이 크게 뛰었다. 소스는 전년(4340억원)보다 35.0% 오른 5860억원을, 면은 전년(8876억원)보다 6.7% 오른 9510억원을, 농수산 가공품은 전년(4401억원)보다 59.4% 오른 7016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 국내외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오뚜기가 라면이 아닌 소스, 가공식품 등에서 골고루 매출을 끌어올린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라면 3사에 비해 지나치게 해외 매출 비중이 낮다는 점은 뼈아프다.

오뚜기와 경쟁 구도에 있는 농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조4106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두 회사의 매출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농심의 해외 매출은 13억1000만 달러(약 1조7400억원)로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농심은 특히 신라면으로만 해외에서 7100억원을 거둬들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라면 입지를 굳혔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으로만 해외에서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오뚜기 진라면은 타사 경쟁 제품에 비해 글로벌 인지도가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오뚜기 오너 일가가 합심해 해외 전선에 뛰어들었다. 함영준닫기함영준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씨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식을 알리고 싶다며, 활동을 중단했다. 그의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은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오뚜기는 동시에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했고, 대대적인 인력 충원에 나섰다. 김 부사장은 LG전자에 입사해 CIO 정보전략팀장(전무)와 BS유럽사업담당(부사장) 등을 맡으면서 해외 시장에 정통하다는 평가다. 오뚜기는 미국법인에서 조직 재편, 인력보충, 제조설비 구축 등으로 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 보들보들치즈라면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을 위주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노력하겠다”라며 “글로벌 SNS 채널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국가별 현지 식품 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보폭을 넓히겠다”라고 했다. 이어 “현지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이나 프리미엄 식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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