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양측은 17일 오후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지용) 심리로 열린 조정기일에서 “미래지향의 호혜 정신으로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회복과 신한그룹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양측은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신 전 사장 측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통해 “13년 넘게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이제 이렇게라도 신한금융그룹 측과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노력한 현 신한금융그룹 임직원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한번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전현직 임직원 등 관계자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생긴다. 앞서 신 전 사장은 2010년 신한은행 내분 사태로 회사에서 억울하게 물러나야 했다며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재판을 이어왔다.
신한 사태의 시작은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이 지난 2010년 9월 신 전 사장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고소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전 사장은 신한은행을 창립한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15억6600만원을 횡령하고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8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신 전 사장은 2008년 1월 하순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맞섰다. 당장 비서실에 현금이 없어 재일교포 주주 2명과 자신 명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고, 이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 법인 자금으로 이를 보전했다는 주장이었다.
문제의 3억원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사실이 확인됐고, 정치권 실세가 대선 직후 당선 축하금으로 거액을 받아 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수령자와 명목은 밝혀지지 않아 사건은 미궁으로 남았다.
재판에 넘겨진 신 전 사장은 업무상 횡령에 대한 일부 유죄 판결로 2017년 3월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3억원 지시·전달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후 신 전 사장은 라 전 회장 측이 자신을 무고한 탓에 억울하게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2020년 2월 신한은행을 상대로 보수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은행에 계속 근무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보수 145억여원과 명예 실추에 대한 위자료 10억여원 등 총 155억여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7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고, 신 전 사장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신한은행과 소송은 일단락됐으나 신 전 사장과 라 전 회장 간 민사소송은 남아 있다. 신 전 사장은 과거 수사 당시 횡령 금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지금이라도 대신 부담해야 한다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3일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상태지만 신 전 사장은 이날 조정 성립과 별개로 라 전 회장 개인에 대한 소송은 계속 이어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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